경제
은행권, 겉으론 무스펙·열린채용…실제론 '닫힌채용'
입력 2013-09-17 08:10 
【 앵커멘트 】
올해 은행권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스펙 배제'입니다.

학교와 학점 등 '스펙'을 보지 않고, 지원자들의 창의성과 능력을 보겠다는 건데요.

정말 스펙을 보지 않고 있을까요?

서환한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출입은행은 신입사원 채용 일부직군을 대상으로 '스펙초월' 전형을 진행합니다.


학교·전공과 같은 스펙을 배제하고, 자기소개서로만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펙 초월'은 말 뿐입니다.

필기시험은 개발협력학과 북한학 등 2개 과목을 실시해 전공을 보지 않는다는 취지와 달리 특정학과 출신 지원자가 유리합니다.

▶ 인터뷰 : 신미현(가명)/수출입은행 취업희망자
- "스펙을 안본다지만 전공시험이 있어 해당직군에 지원할 생각조차 못했어요. 제 주변에서도 지원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영어 성적도 필요없다고 강조하지만, TOEIC과 영어에세이 시험을 보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통섭형 인재 채용'을 선언한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자격증과 해외연수 경험 기입란을 없앴지만 어짜피 자기소개서에 적어내기 때문에, 허울 뿐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은 "은행들이 요구하는 준비사항이 매년 바뀌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하소연합니다.

▶ 인터뷰 : 구정민 / 취업준비생
- "은행권에서 매번 필요로 하는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기준에 맞춰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은행들이 매년 요구하는 기준이 달라져서, 뭘 더이상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

열린 채용을 강조하며 허울뿐인 무스펙 채용을 강조하고 있는 은행들.

매년 바뀌는 채용 기준에 새로운 스펙을 만들어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스트레스는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M머니 서환한입니다. [bright86@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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