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세금 낼 돈 없다"
입력 2013-09-13 20:02  | 수정 2013-09-13 21:10
【 앵커멘트 】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추징금을 자진납부한다고 밝히면서 고액 추징금 미납자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서울시 세금징수 요원들이 37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집을 급습했습니다.
최 전 회장은 돈이 전혀 없다고 항변했는데요.
정말 그럴까요?
김한준 기자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한화생명의 전신인 대한생명을 생명보험업계 빅3로 키워낸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하지만 지금은 사기와 배임, 횡령 등으로 경영권을 잃고 추징금과 세금 총 2,000억 원을 독촉받는 처지입니다.

서울시 38세금징수팀과 함께 최 회장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한 채당 17억 원 정도 하는 강남의 최고급 빌라.


수차례 문을 열어 달라고 했지만 최 회장은 반응이 없습니다.

"지금 문을 열지 않으면 저희가 강제 개문하고 들어가겠습니다."

이미 2층 자신의 방으로 대피한 최 회장.

다시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갑니다.

세무 공무원들을 보자 다짜고짜 호통을 칩니다.

▶ 인터뷰 : 최순영 / 전 신동아그룹 회장
- "이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 같으면 왜 내가 억울한 건 외면하고 있는 겁니까."

옛 신동아그룹의 계열사를 돌려주면 밀린 세금을 내겠지만, 지금은 한 푼도 낼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최순영 / 전 신동아그룹 회장
- "내가 금 덩어리 땅에 묻어놓고 안 갚는 게 아니고 없어서 못 갚는 겁니다. 있으면 다 가져가세요."

하지만 수색에 들어가자 귀금속과 고급 신발 등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부인 이형자 씨가 선교원으로부터 달마다 받는 월급 명세서에는 2,000만 원에 가까운 돈이 찍혀 있습니다.

"월급 안 받으세요?"

핸드백을 뒤지자 나오는 현금다발.

그러자 그 돈은 부인 소유이기 때문에 추징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세금 내가 내는 거지 왜 이형자가 내요? (회장님이 사는 방에서 돈이 나온 거예요.) 핸드백이 내 아내 핸드백 아닙니까."

돈이 없는데도 어떻게 이런 고급빌라에 살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아드님들도 이 주변에 살고 계시죠. 이 집은 누구 집입니까.) 선교원 집입니다. 나는 돈 안 내요. 우리는 안 내. (아드님은?) 다 돈 안 내고 ㅇㅇㅇ교회가 무상으로 빌려주는 거야."

촬영을 하지 말라던 최 회장은 갑자기 인터뷰를 자청해 자신의 억울함까지 호소합니다.

▶ 인터뷰 : 최순영 / 전 신동아그룹 회장
- "뺏긴 걸 뺏긴대로 써주고 압수수색은 수색대로 하고 이렇게 해서 형평성 있게 다뤄주는 게 언론이 할 일이지."

가진 게 없다는 최 회장의 집에서 압류한 재산은 모두 1억 3,000만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남아 있는 천문학적인 세금과 추징금은 받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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