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정치권의 말말말…버릴 말들과 새겨 들을 말들!
입력 2013-09-12 14:38  | 수정 2013-09-12 17:35
이석기, 전두환, 채동욱, 이 큰 세 사건을 다루느라 언론의 관심을 못받아서인지, 여야 국회의원들이 연일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이라고 하던데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은 때로 잊혀지지 않기 위해 거친 말들을 쏟아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의원(9월10일)
- "박근혜정부는 NLL논란으로 10.4남북정상선언을 부정했고, 반대 정파를 모조리 종북 좌파로 모는 극단적 이념적 편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의 파탄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해 야당의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NLL 회의록 증발 사건 이후 오랜만에 정치 현안에 대해 입을 연 것치고 강도가 셌다는 평이 많습니다.

달리 보면, 일부러 작정하고 한 말 같기도 합니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김태흠 /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9월11일)
- "어제 문재인 의원이 현 정부에 대해서 '참담', '파탄' 등의 격한 표현으로 반대 정파를 종북으로 몰고 있다고 했고, 경제민주화,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이런 비판을 보면서 문재인 의원은 문제가 많은 의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문재인 의원의 이름을 빗대어 '문제가 많은 의원'이라는 김 대변인의 말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쯤되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가만히 있을 리 없겠죠.


▶ 인터뷰 : 박용진 / 민주당 대변인
- "어디 인터넷에서 중학생들 하는 글 따와서 쓰신 모양인데 이름 갖고 말장난 하는 거야 말로 대변인들이 하는 워딩 중에 최하수다. 그렇게 얘기 하시면 황우여 대표는 국민에게 황당한 우려를 주는 의원이고, 김태흠 의원은 흠이 엄청 나게 큰 의원인가?"

주거니 받거니, 보는 사람은 나름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여야 대변인들의 말싸움 치고는 조금 격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격이 떨어지는 말들도 있지만, 가시 돋친 말들도 있습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이인제 의원은 11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재오 / 새누리당 중진 의원
- "우리도 야당할 때 걸핏하면 김대중 대통령 나오라 하고 노무현 대통령 나오라 하고, 만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하고 하지 않았나? 야당 한지 몇년 됐다고 다까먹냐. 야당이 잘못하는 건 국민이 다 아는 거고 지금은 야당과 싸워서 이긴다는 자세가 아니다."

▶ 인터뷰 : 이인제 / 새누리당 중진 의원
- "야당 대표가 여권의 최고 정치지도자로서의 대통령과 만나서 영수회담 쭉 하자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그렇게 큰 무리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 대다수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무리하게 대통령 일대일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진들의 쓴소리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의원은 전날 천막당사로 김한길 대표를 찾아가 만나기도 했습니다.

황우여 대표보다 앞서 김한길 대표를 만나다 보니, 마치 물타기를 한 것처럼 비쳐져 황 대표가 상당히 불쾌했다는 후문도 들립니다.

어쨌거나 새누리당 내에서도 박 대통령이 김한길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 지도부도 청와대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안철수 의원도 주변 눈치를 본 건지, 뒤늦게 김한길 대표를 찾아갔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의원
-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추석때 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여기 천막당사에 와서 문제를 푸는 것도 국민에게 대인의 풍모일 보일 수 있다"

김한길 대표는 더욱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9월11일)
- "일부에서는 대통령이 야당 대표에게 해외 순방 성과 말하는 자리 말하기도 하는데 국정원 개혁 말해지지 않는 어떤 만남도 무의미하다."

정치인들의 말말말 속에는 버릴 만들도 있고 새겨들을 말들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추석 전에는 꼬인 정국이 풀리고, 정기 국회가 민생 현안을 다루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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