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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승 실패` 류현진, 선두타자 만나면 `휘청`
입력 2013-09-12 14:0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2일 만에 마운드를 밟은 류현진(26·LA 다저스)은 평소와 달랐다. 오랜만의 투구 탓인지, 감을 잃은 듯 했다. 상대 타자를 윽박질렀던 위력이 실종됐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매 이닝 위기였다. 공 7개로 삼자범퇴로 막은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지난달 31일 샌디에고 파드리스전 이후 12일 만의 등판이었다. 실전 경기 감각 부족은 생각 이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이날 류현진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패스트볼은 묵직한 맛이 없었다. 제구도 높게 형성됐다.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커브 같은 변화구도 애리조나 타선에게 집중 공략됐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에서 부진했다.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출루시키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사진(美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한희재 특파원
류현진이 경기를 어렵게 한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첫 타자 공략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6회까지 6번 대결을 가졌는데, 3회를 빼고 애리조나 선두 타자들은 모두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갔다. 피안타 10개 가운데 5개를 선두타자에게 내줬다. 6타수 5안타이니 피안타율이 8할3푼3리에 이르렀다.
1회 A.J.폴락에게 2S 이후 밋밋한 커브를 던졌다가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이후 윌리 블룸퀴스트와 폴 골드슈미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선제 실점을 기록했다. 3연속 안타로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마틴 프라도를 병살타로 유도했으나 추가 실점을 했다.
‘1회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류현진으로선 첫 타자와 승부를 너무 안일하게 했다. 연속 패스트볼 후 커브를 던진 투구 패턴도 아쉬웠다. 공 1개를 빼는 여유도 없었다.
류현진은 2회에도 첫 타자 헤라르도 파라와 대결에서 장타를 맞았다. 2B2S 볼카운트에서 93마일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파라는 가볍게 밀어 치면서 좌측 펜스까지 타구를 날렸다. 스캇 반 슬라이크의 실책까지 이어지면서 무사 3루가 됐고, 터피 고세위시의 적시타로 추가 실점을 한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3회 이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선두타자 피안타 행진은 계속됐다. 3회에만 블룸퀴스트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을 뿐이다.
4회 힐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힘들게 투구를 해야 했다. 크리스 오윙스에게도 안타를 맞고 2사 2,3루의 위기에 몰렸다가 패트릭 코빈을 투수 땅볼로 잡고서 가까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5회와 6회에도 각각 폴락과 힐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나마 5회와 6회에는 후속타자를 내야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하며 대량 실점 위기를 넘겼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펼치며 무너지지는 않았으나, 선두타자와의 대결서 완패는 씁쓸한 맛을 남겼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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