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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그때는](91) OB 김종석 `아이블랙 짙게 바르고`
입력 2013-09-10 08:31 
94년 5월, OB 김종석이 눈 밑에 눈부심 방지용 아이블랙을 짙은 눈썹만큼이나 진하게 덕지덕지 바른 모습이 재미있다.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주말이면 항상 낮 경기(오후 2시)를 했었고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는 다음 날 더블헤더로 열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태양이 머리위에서 내리쬐는 낮 경기가 많다보니 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 눈 밑에 아이패치를 붙이거나 아이블랙을 바르는 경우가 그만큼 많았었다. 여성들이 사용하는 립스틱처럼 생긴 눈부심 방지 아이블랙은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구하기 힘들었지만 80년대 말부터 국내에도 수입 보급됐고 이후로 아이패치가 보급되면서 아이블랙을 대신했다. 하지만 김종석은 달랐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간단하게 붙이는 아이패치를 선호했던 반면 김종석은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블랙을 고집했다. 그는 아이블랙을 바르는 것도 모자라 사진에서처럼 두 겹 세 겹 거칠다 싶을 정도로 진하게 찍어 발라 나름대로의 개성을 강조했다.

1989년 OB 베어스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종석은 1995년 OB의 4번 타자로 실력발휘를 하면서 ‘불사조 박철순을 중심으로 김상진, 권명철 그리고 김민호, 장원진, 심정수, 김형석 등 당대 내로라하는 실력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는데 1등 공신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팀명이 바뀐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종석은 2000년 한화로 팀을 옮긴 후 2004년 은퇴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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