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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LG전 맞춤 ‘유희관’, 기대반 우려반
입력 2013-09-10 06:04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넥센에게 발목을 잡히며 7연승 뒤 2연패를 기록했다. 강력함을 자랑하던 타선이 넥센의 불방망이에 밀리며 4위 넥센과의 승차도 0.5게임차로 줄어들었다.
주말 2연전의 결과로 인해 7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위협할 정도의 상승세를 보이던 두산은 3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위치로 내려앉았다. 자칫 오늘(10일)부터 잠실벌에서 펼쳐질 1위 LG와 펼쳐질 2연전에서 또다시 패배할 경우 ‘빠른 상승세 뒤의 급격한 추락이라는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도 생겼다.
두산이 10~11일 잠실 LG전을 대비해 유희관 맞춤 카드를 예고했다. 그러나 7연승 후 2연패에 몰린 정황상 기대와 함께 부담감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 같은 흐름을 끊을 필승카드로 두산은 유희관을 내세웠다. 유희관은 로테이션 상 지난 7일 목동 넥센 전에 마운드에 오를 차례였으나 당시 김진욱 감독은 LG전을 겨냥해 서동환을 미리 투입했다.
선발 로테이션까지 변경하며 LG전을 대비했다는 것은 그만큼 상위팀과의 일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방증. 김진욱 감독의 선택은 상위 팀과의 대결에서 승리 해야만 남아있는 막바지 시즌 일정에서 선두권으로 치고 오를 수 있을 가능성을 내다 봤다고 할 수 있다.

유희관은 올 시즌 9승(4패) 평균자책점 3.17의 성적으로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안정적인 구위를 펼치고 있으며 시즌 초 두산이 선발의 붕괴로 어려운 싸움을 지속할 때 에이스 니퍼트와 함께 추락을 막은 장본인이며 선발·불펜을 가리지 않고 출전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공과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발 로테이션 변경 카드는 오히려 두산을 위기에 몰리게 했다. 넥센과의 2연전에서 모두 패함에 따라 반드시 승리를 달성해야만 현재의 위치라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만약 유희관 카드마저 LG전에 통하지 않게 된다면 4위까지 밀리게 됨은 물론 5위 SK나 6위 롯데에게까지 4강 자리를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선두와 6위의 승차가 8.5게임차에 불과하기에 이들의 순위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등 근육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니퍼트가 아직 복귀 시점을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희관이라는 카드는 그야말로 두산의 ‘필승 카드다. 주말에 타격에서 열세를 보인 뒤 주중에 마운드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팀 흐름 자체가 걷잡을 수 없는 하락세로 돌아설 우려까지 있다.
김진욱 감독이 두산의 상승세의 지속을 위해 유희관을 LG전에 투입했는지 아니면 위기의 상황을 고려한 안배였는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유희관의 왼쪽 어깨에 두산의 흐름이 달려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선두권 상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지 아니면 하위권 추락의 빌미를 제공할지는 사실상 이번 LG와의 2연전 결과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인 것은 중책을 맡은 유희관이 올 시즌 LG와 다섯 번 만나 2승을 수확하며 평균 자책점 2.33을 기록할 만큼 강했다는 점이며 부담감보다는 덤덤함으로 마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 KIA전에서 불펜으로 나서 대량 실점위기를 넘긴 유희관은 LG전에 등판할 예정인데 잘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유희관이 얼마나 부담감을 떨쳐내고 평정심을 유지할지 그리고 두산이 다시금 선두권 추격을 가시화 시킬지 잠실 라이벌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lsyoo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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