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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초점] 크레용팝의 최대 안티는 소속사인가
입력 2013-09-09 07:49 
[MBN스타 유명준 기자] 고개를 끄덕여야할지, 저어야할지 모르는 상황까지 왔다. 높은 인기와 함께 증폭되는 ‘일베 논란에 휩싸인 크레용팝 내용이다. 아니 정확히는 크레용팝의 소속사 크롬 엔터테인먼트 황현창 대표에 관해서다.
그동안 연예인들이 ‘일베와 관련된 언급을 하더라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크레용팝은 ‘일베 논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크레용팝 팬들이나, 크레용팝을 비판하는 대중들은 소속사의 대처의 미숙함을 질타한다.
초기 대응부터 휘청거렸다. ‘일베에 연관된다는 것이 얼마나 아슬아슬한지 인지조차 못했다. 그러다보니 대응이라고 내놓은 말들이 더 논란을 부추겼다. 이 시점에서 크레용팝 소속사가 제대로 대응했다면, ‘일베 논란은 여기서 멈췄을 것이다.
그러나 황 대표는 걸그룹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일베를 포함한 대부분 유명사이트에 들어갔다”며 이는 정치적 성향 때문은 아니지만 ‘일베를 간 것이 사과를 해야 한다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잘못은 없지만, 사과하라면 하겠다”는 뉘앙스의 말은 아슬아슬한 줄을 더 아슬아슬하게 만들었다. 이후에 황 대표는 이 논란에 대해 더 이상 언급이 한동안 없었다. 크레용팝의 인기는 급상승했고, 삼촌팬들 역시 늘어났기 때문에 안이하게 생각했을 수 있다. 그 사이 논란은 알게 모르게 더 커지고 있었다.
그러다 황 대표가 공식 해명 자료를 발표한 것은 8월 22일. 문제는 타이밍이다. 이 해명 자료 발표에 앞서 옥션 광고가 중단됐고, 일본 걸그룹 모모이로 클로버Z의 콘셉트를 표절했다는 의혹과 음원 사재기 논란까지 제기됐다.
황 대표의 해명 자료는 바로 광고가 끊기고 궁지에 몰리니 이제야 사과하냐”는 반응만 이끌어냈다. 여기에 일베가 반사회적, 반인륜적 글과 댓글이 올라오는 사이트임을 인지하지 못했을 당시에 이뤄진 일들이었음을 감안해 달라”는 표현은 ‘일베 회원들까지 크레용팝에게 등을 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으로 된 셈이다.
그래도 크레용팝 멤버들은 열심히 무대에서 ‘5기통 춤을 췄고, 삼촌팬들 역시 이들의 든든한 배경으로 버텼다. 하지만 소속사는 또다시 일을 일으켰다.
8월 26일 소속사는 선물은 일체 받지 않을 생각이다”며 조만간 선물 전용 계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선물을 주고 싶은 분들은 선물 대신 해당 계좌로 입금을 해주시면 된다. 일정액이 쌓이면 불우한 이웃과 봉사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속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선물 대신 현금을 받겠다는 소속사의 방침은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허가받지 않은 모금 행위는 불법이라는 지적까지 일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소속사는 또 사과했다.
이런 상황에 몰리다보니 과거 크레용팝 대표가 인터뷰에서 ‘실언한 내용까지 언급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내용이 7월 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당시 황 대표는 앞으로 예능 프로에도 일절 나가지 않고 음악방송과 공연, 인터넷으로만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크레용팝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현 시점에서 황 대표의 이 같은 말은 ‘거짓이 됐고, 또다시 크레용팝만 비판받는 구실만 만들어준 셈이다.
연예계에서는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희석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크레용팝 소속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
황 대표는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또다시 크레용팝이 비판받을 구실을 제공한다. 스스로 ‘일베에 갇혔다는 것은 보여주면서 멤버들 둘이 전라도”라며 ‘악수(惡手)를 둔 것이다.
이쯤되면 ‘크레용팝 소속사는 크레용팝의 최대 안티거나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를 하는 것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다.
연예계에서는 크레용팝 같은 신선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황 대표가 제대로 매니지먼트를 하지 못한 것을 경험의 부재에서 찾는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황 대표는 2011년 8월 기획사를 차렸다. 연예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년이 채 안된다. 매니지먼트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자신이 데리고 있는 걸그룹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 타이밍과 대응책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억울해 하면서도 또다른 실언으로 계속 논란만 만들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은 이미지고, 그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매니지먼트 담당자다. 크레용팝을 데뷔시키면서 ‘신선하다는 첫 이미지는 잘 만들었지만, 이후 관리는 엉망진창이다. 만약 후속곡이 대중들에게 어필되지 못하거나, 조그마한 실수라도 한다면 비판은 더욱 거셀 것이다. 현재 국내외로 관심을 받는 크레용팝 성공여부의 최대 변수가 그들을 데뷔시킨 소속사라는 것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단 한번의 해명과 사과 그리고 추후 논란 여지의 차단이라는 방법을 크롬 엔터테인먼트 황현창 대표는 이해할 수 있을까.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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