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동업자 정신 망각한 리즈, 빛 바랜 9승
입력 2013-09-08 20:37  | 수정 2013-09-08 21:13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유감보다 기쁨이 더 두드러졌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우완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행동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호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지만 다소 빛바랜 승리였다.
리즈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홈런) 3볼넷 2사구 7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쳐 5-4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리즈는 9승(11패)째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리즈는 6회 본인이 던진 강속구에 헬멧 귀부분을 직격당한 배영섭이 병원으로 호송된 직후, 과도한 행동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리즈는 이후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직후 격정적인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7회에도 1개의 사구를 추가한 리즈는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에 들어가는 행동으로 상대 선수들을 자극하는 등,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레다메스 리즈가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행동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채 몸이 풀리기도 전에 일격을 맞았다. 1회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3구 높게 몰린 153km 직구 실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후속 정형식을 유격수 땅볼, 박한이를 헛스윙 삼진, 최형우를 3루수 땅볼로 솎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홈런을 허용한 이후 완연하게 안정감을 찾았다. 2회는 2개의 삼진을 섞어 삼자범퇴로 막았다. 박석민을 6구, 강봉규를 5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낸 이후 강명규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3회 1사 후 김상수를 상대로 배트가 부러지는 기분 나쁜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김상수의 도루 시도를 포수 윤요섭이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누상에 주자를 지웠다. 이어 배영섭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다시 도루 시도를 저지하고 이닝을 마쳤다.
4회 첫 타자 정형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리즈는 후속 박한이도 2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어 최형우의 크게 바운드 된 땅볼은 직접 잡아내 태그 아웃시켰다.
무결점 투구를 이어가던 리즈는 5회 오랜만에 주자를 내보냈다. 박석민을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강봉규에게 유격수 방면의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이어 강명구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진갑용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6회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렸다. 김상수에게 우익수 오른쪽 방면의 안타를 맞은 이후 배영섭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손에서 공이 빠지면서 151km 강속구가 배영섭의 헬멧 옆 귀부분을 직격했다.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배영섭은 인근의 올림픽병원으로 긴급 호송됐다.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상황. 마운드로 올라온 코칭스태프에게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표현한 리즈는 투구를 이어갔다. 리즈는 정형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데 이어 박한이에게도 불같은 강속구를 던져 연속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분위기를 탄 리즈는 최형우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6회 리즈의 151km 강속구에 헬멧을 직격 당한 배영섭이 병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문제는 이후였다. 리즈는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후 주먹을 불끈 움켜쥔채로 펄쩍 뛰어오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중 다시 한 번 주먹을 들어 보이며 기쁨을 드러냈다. 하지만 타이밍이 지극히 좋지 않았다. 특히 사구를 맞은 상대가 선두타자 홈런을 허용했던 배영섭이라는 점에서 고의성을 의심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오해를 살만한 행동임은 물론, 동업자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를 망각한 행동이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리즈는 첫 타자 박석민을 맞춰 시즌 최다인 20번째 사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에 리즈는 곧바로 손을 들어 고의가 아니라는 뜻을 드러냈다. 박석민은 분을 참지 못하고 리즈를 노려보다 구심의 제지를 받고 1루로 걸어갔다. 이후 리즈는 이동현과 교체되면서 미소를 짓는 알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7회 삼성도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안지만은 이날 홈런을 친 정성훈의 등쪽으로 빈볼성 공을 던져 보복의지를 드러냈다. 공이 다소 빠지면서 사구가 되지 않았지만 정성훈이 바로 성난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고의성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결국 경기는 7회 삼성이 1점, 8회 2점을 추가하고 7회 LG가 2점을 추가하면서 LG의 5-4 승리로 끝났다. 다행히 정밀 검진 결과 배영섭은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one@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