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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한 명 없이도 ‘불타는’ 홍명보호 중원
입력 2013-09-03 16:10 
[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임성일 기자] 오는 6일 아이티전, 10일 크로아티아전을 준비하고 있는 홍명보호 3기의 대외적인 관전 포인트는 출항 후 첫 승을 거둘 수 있느냐의 여부다. 성공한다면, 자연스레 지독한 골 가뭄도 해결될 수 있다.
내적인 초점은 역시 ‘경쟁에 맞춰진다. 홍명보 감독이 이번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부임 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불렀다. 기존에 점검을 마친 K리거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로 치열한 자리다툼의 시작을 알렸듯 브라질을 향한 포지션별 경쟁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유럽파 한 명 없이도 불타고 있는 중원이다. 지금까지는 하대성과 이명주가 점수를 보다 챙겼으나 재발탁된 박종우(왼쪽)와 한국영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 사진(파주)= 김재현 기자
이런 배경 속에서 포지션별 ‘유럽파 vs 국내파 및 J리거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진 않았으나 조직력 점검에 중점을 뒀던 3일 오전 훈련에서도 그림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원톱에 지동원(선덜랜드)과 조동건(수원), 측면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이청용(볼튼)과 윤일록 고요한(이상 FC서울),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이근호(상주상무) 등 공격진영 대부분 명확한 경쟁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언급한 선수들 모두 공격 라인에서는 어느 곳에서라도 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일대일 경쟁이 아닌 다자구도까지 예상된다.

역시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무게감이 달라졌다. 유럽파라는 조건이 경쟁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플러스알파가 되진 않겠으나 경쟁에 불을 지피는 인상은 확실하다. 보고 있어도 뜨거움이 전해진다. 하지만 유럽파 한 명 없이 국내파만으로도 치열함이 느껴지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중앙미드필더다.
선덜랜드 임대가 결정된 기성용이 호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미드필더 요원으로 발탁된 인원은 대략 4명. 1, 2기 홍명보호에서 모두 주장완장을 찼던 하대성(FC서울)을 비롯해 이명주(포항) 박종우(부산)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중원의 두 자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흐름이다.
지난 두 차례 실험대에서는 하대성과 이명주가 앞섰다. 동아시안컵 1, 3차전과 8월 페루전에서 하대성-이명주 조합이 가동됐다. 비록 페루전에서 하대성이 후반 교체 아웃됐으나 갑작스러운 부상 때문이었다. 현재 앞서고 있는 쪽은 하대성-이명주로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6일 아이티전과 10일 크로아티아전도 같은 양상이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2기 명단에는 제외됐던 박종우의 재발탁이 특히 눈길을 끈다. 런던올림픽에서 기성용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견인했던 박종우는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에 속하는 선수다. 이미 실력에 대한 검증도 마쳤고, 홍 감독 스타일에 익숙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8월 페루전의 제외는 다양한 해석을 나오게 했다. 다른 선수들을 좀 더 보겠다는 의미도 있겠고 안주하고 방심하면 누구도 빠질 수 있다는 경고기도 했다.
재소집한 박종우는 지난 7월 평가전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는데 다시 뽑아준 감독님께 감사하다. 이번이 대표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뛰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하대성과 이명주 등 경쟁자에게도 적잖은 파장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신무장은 단단하고, 소속팀 부산아이파크의 상위리그행이 결정됐기에 몸도 마음도 홀가분해진 박종우이기에 하대성-이명주와의 경쟁이 더 볼만해졌다.
한국영의 존재도 간과할 수 없다. 다른 이들에 비해 ‘임팩트는 떨어지나 계속해서 홍명보 감독의 호출을 받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방증이다. 단순히 ‘백업으로 분류할 수는 없는 자원이다.
이렇듯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전혀 가세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불타는 중원이다.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기성용의 존재를 생각한다면 사실상 용광로급이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합류한 포지션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하겠으나, 외려 진짜 뜨거움은 국내파들이 맞붙는 중원에서 나오고 있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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