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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이병규 “미안하다 어렵다”…‘라뱅’으로 컴백
입력 2013-09-01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캡틴 이병규(39, 9번)도 팀에 미안한 것이 있을까.
이병규는 올 시즌 ‘회춘 모드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LG에서 이병규를 빼놓고는 얘기가 안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올 시즌 타율 3할6푼4리 62타점 34득점 5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이병규는 타격 1위에 올라 있는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5)의 타율 3할5푼5리보다 높지만,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74경기에 그쳐 규정 타석 미달로 타격왕 타이틀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다. 하지만 신들린 타격감은 여전하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4할3푼5리로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 방을 터뜨리고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병규의 존재감은 크다. 올 시즌 LG의 ‘즐기는 야구 모토를 만든 장본인이다. LG는 신바람 야구로 뛰어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이병규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LG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 캡틴 이병규가 최근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수비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런데 이병규가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털어놨다. 공격은 최고지만, 수비에서 도움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병규는 동료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내가 수비를 하지 않고 쉬었다가 나가기 때문에 더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나 때문에 외야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면 팀 전체에 손해다. 지명타자를 돌아가면서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수비를 해야 한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이병규는 지난 7월3일 잠실 한화전 이후 수비에서 제외돼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이병규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김기태 LG 감독의 배려였다.
이병규는 다음주부터 수비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다음주부터 1, 2경기 정도 수비에 나갈 것 같다”며 일단은 작은 야구장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나도 부담이 덜 되고 팀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5일부터 대전 한화전 원정길에 나선다. 이병규가 오랜만에 수비로 나설 경기다.
이병규의 수비 능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천부적인 감각으로 타구 지점을 파악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그래서 붙은 별명도 ‘라뱅이다. 라면을 사러 동네 가게에 나가는 듯 하지만 다 잡아낸다는 의미로 ‘라면 병규를 줄여 팬들이 붙였다.
그런 이병규가 수비가 어렵단다. 이병규는 두 달 정도 수비를 하지 않았더니 수비가 어렵다”며 마치 스프링캠프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병규가 대전구장을 택한 것도 수비 부담이 적은 작은 야구장에서 감을 익히기 위해서다.
이병규가 수비 얘기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한창 전하고 있을 때 피해자(?) 이진영이 나타났다. 이진영은 이병규의 얘기를 살짝 엿듣더니 다음주에 수비한다는 얘기를 도대체 몇 번째 듣는지 모르겠다”며 핀잔을 줬다. 이병규도 이번엔 진짜라는 듯이 껄껄거리며 민망함을 애써 웃음으로 넘겼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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