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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재 “동생과 라이벌? 1군서 함께 뛰자”
입력 2013-08-27 17:28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선재야, 아버지 섭섭해 하지 않으시니?”
김기태(44) LG 트윈스 감독이 27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 앞서 훈련을 하던 문선재(23)를 불러 세우더니 미안한 듯 던진 말이다. 이어 김 감독은 동생도 됐더라. 축하해 줬냐?”고 말했다. 문선재도 아버지와 TV로 같이 봤는데, 괜찮으세요. 축하도 하고 격려도 해줬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문선재의 친동생 문진제(22, 원광대) 얘기다. 문진제는 지난 26일 열린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9라운드 전체 92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형제가 서울 라이벌 팀에 몸담게 된 것. 야구 집안의 겹경사였다. 둘의 아버지 문성록씨는 KIA 타이거즈 출신으로 현재 KIA 프런트로 재직 중이다. 한 지붕 세 구단 소속이 된 셈이다. 또 두 형제의 작은아버지는 문승훈 KBO 심판이다.
LG 트윈스 문선재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문선재는 동생의 프로행 소식을 듣고 전화로 축하를 해줬다. 문선재는 별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축하한다고 말하고, ‘나도 7라운드에 뽑혔다. 그런 건 신경쓰지 마라고 격려한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문선재는 2009년 7라운드 5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LG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문선재는 7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8리 23타점 29득점 3홈런 8도루를 기록하며 LG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동생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형의 격려였다.

문선재와 문진제는 누가봐도 형제 이름이다. 하지만 ‘재와 ‘제가 다르다. 자칫 헷갈릴 수 있는 부분. 전날 2차 지명 회의 현장에서도 ‘오타가 난 것이 아니냐며 일대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을 정도다. 문선재는 우리는 돌림자가 아니다”라고 웃은 뒤 한 명은 절에서 지었고, 한 명은 작명소에 지었다고 하셨는데 그게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형제의 플레이 스타일은 비슷하다. 문선재는 동생도 나랑 비슷하게 야구를 하는 것 같다. 스피드도 있고 파워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두 형제가 잠실 한 지붕 아래서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문선재는 벌써부터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문선재는 동생이 라이벌인 두산 유니폼을 입은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대신 동생의 성공을 바랄 뿐이었다. 문선재는 두산이라고 해서 별로 상관은 하지 않는다”며 누구나 목표는 1군에서 뛰는 것이다. 열심히 잘해서 빨리 1군에 올라왔으면 좋겠다. 우리 형제의 목표도 같이 1군에서 뛰는 것”이라고 활짝 웃어 보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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