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 시사마이크] 국정조사 관련, 여야 입장은?
입력 2013-08-27 08:48 

민주당 신기남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지난주에 국정원 국정조사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과연 국정조사 청문회를 할 필요가 있었느냐. 무용론까지 얘기하고 있는데 위원장으로서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아요.


-무용론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국정조사가 잘 안되었으면, 무산되었으면 하고 애초부터 바라던 사람들이라 그런 말을 하는 것이고요. 국정조사가 아니면 국민들이 직접 보고 느낄 기회가 있었겠습니까. 소중한 기회죠.

▶ 국정조사와 관련해서 여야 의원들의 얘기를 모아보았습니다. 직접 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저 날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때에요. 원세훈, 김용판 핵심증인이 나오고. 보다시피 여당은 증인들을 보호하려고 하고 야당은 공격하려고 하고. 그렇다 보니까 서로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어서 위원장이 말 한마디 하는 것 가지고도 여당에서 왜 편파 진행 하냐고 해서 제가 당황했습니다만 금방 계속 했습니다.

▶ 위원장님이 민주당 소속이긴 하지만 최대한 중립을 지켜야 되잖아요. 53일의 국정조사를 평가한다면 국민 눈에서 봤을 때 잘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미흡했다고 보십니까?

-원래 국정조사가 가진 한계가 있어요. 대상도 좁고 강제 권한도 없지 않습니까. 증인보고 나오라고 하면 나오지도 않잖아요. 강제로 데려올 방법도 없어요. 선거거부와 증언거부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 한계 속에서 국민들에게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고 국민들이 느끼게끔 만드는 게 원래 목적입니다. 국민여론을 일으키고 관심을 모아서 그 동력으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자고 하는 것이 국정조사의 목적이기 때문에 미흡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의 관심 여론은 많이 일어났다고 봅니다. 많은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고요. 그래서 저는 성과가 큰 소중한 국정조사였다고 생각합니다.

▶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한마디 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어떤 도움도 받은 적 없다. 국정원 개혁은 야당의 요구가 없더라도 반드시 해내겠다. 박 대통령이 오늘 한 말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대통령이 의도해서 한 것은 아닐지도 모르죠. 그러나 어찌되었든 최고 권력기관이 동원되어서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큰 잘못이고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과 정도는 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무리 되는 거고요. 책임지라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야당의 127석 의원과 많은 시민단체들이 광장에 나와서 하는 것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셀프개혁은 곤란하죠. 개혁의 대상이 어떻게 스스로 개혁을 합니까?

▶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사과는 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대선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평가들이 있거든요. 대선결과에 불복하는 것 아니지만 거기에 대해서 잘못되었다, 그런 정도의 의사는 표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일부 여론조사 결과이긴 합니다만 민주당이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해서 장외투쟁을 하고 몰아 부치는 모습에 잘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지 않는 조사도 있습니다. 국민 여론을 어떻게 보십니까?

-원래 자기 성향에 따라서 달라야 되겠지만 여론조사마다 많이 달라요. 보수언론에서 조사한 것은 장외투쟁을 하는 것에 부정적인 것이 조금 높다고 하지만 진보적 언론에서 하면 압도적으로 끝까지 투쟁해야 된다.. 심지어 민주당이 원내 원외 병행 투쟁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민사회라든지 이런 데서는 에너지가 반감되는 거 아니냐. 확실한 소기의 성과를 얻고 들어가야지 지금 들어가면 야당의 역할을 못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어요. 그래서 적어도 절반 가까운, 또는 절반이 넘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라면 대통령이나 여당도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올바르게 정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 여론 가운데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의 주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것이 대선 불복 아니냐. 지난 대선은 분명히 공정하게 치러졌는데 뭔가 문제가 있다, 대선불복으로 보기 때문에 국정조사에 대해서 부정적 여론이 있는 것 같거든요.

-공정하게 됐는지 안됐는지는 이번 국정조사를 보면 아시잖아요. 최고 권력기관들이 동원된 흔적들이 나타나니까 국민이 기대한 만큼 공정했다고 보긴 어려워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선결과에 불복하는 것은 아니죠. 지금 여당 측에선 야당이 말만 하면 대선불복이냐 자꾸 그런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데 그건 아니고요. 이미 지난 거 어떻게 합니까. 또 국가의 안정성도 있고요. 단지 다시는 그런 잘못이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것이고요.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이 아니라 대선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서, 권력기관의 부정행위에 대해선 불복해야죠. 어떻게 불의에 대해서 불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대로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

▶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해선 불복해야 된다?

-물론이죠. 그리고 그것을 고치라는 얘기에요.

▶ 대통령이 오늘 고친다고 약속했는데..

-셀프개혁은 안되죠. 국회에서 입법으로 국가정보원법을 개정한다든지 해서 해야지 지금 대통령이나 여당이 얘기하는 것을 보면 운영만 바꾸면 된다는 거 아닙니까. 법은 그대로 놓고. 앞으로 그런 일을 안 하면 된다. 제도 개혁을 안 하면 이런 일은 또 벌어집니다. 이것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에요. 수 십 년 전부터 제도개혁을 해야 한다고. 국정원의 권한이라든지 조직이라든지 국회감독을 볼 때.. 21세기 2013년 아닙니까? 시대에 어울리지 않으니까 이제는 국제수준에 맞게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정치 같은 것에 한 눈 팔지 말고 제도개혁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죠. 그것이 누가 여당이 되고 누가 야당이 되고 간에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 제도개혁이 근본적인 치유책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과거 민주당이 정권이 잡았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제도적으로 미흡했기 때문에 선거 개입이 있었습니까?

-그럼요. 진보정권에서도 반성해야 합니다. 저는 그 당시 국회정보위원장으로서 제도개혁을 요구했는데요. 그때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가 국정원을 악용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 운영을 잘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런 논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여야는 바뀝니다. 여야는 유한한 거예요.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당연히 제도적으로 개혁해야 할 때가 이미 지났다는 만시지탄이 있죠.

▶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박 대통령의 사과, 플러스 제도적 개혁..

-국회에서 해야죠. 개혁의 대상이 되는 기간이 스스로 개혁하는 거 보셨습니까? 그리고 야권이나 시민사회에서 주장하는 것이 3가지입니다. 대통령보고 책임지라는 것이 아니라 사과, 백번 양보해서 유감 정도는 표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책임자가 있다면 적절한 책임추궁과 처벌이 필요하죠. 불법행위인데. 세 번째는 확고한 제도개혁이죠. 이 3가지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 만약 말씀하신 3가지를 청와대나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특검과 장외투쟁으로 계속 가는 겁니까?

-지금 장외투쟁을 접어야 된다는 여론이 많이 있고 민주당에서도 고민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게 보통 큰 일이 아닙니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최고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접어버리면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거 아닙니까. 또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죠. 그러니까 최소한의 성과는 거두어서 장외투쟁을 접어야죠. 그대로 들어가는 것은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아요. 그래서 야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원내로 들어가서 국회에 들어가 전념할 수 있도록 여당도 명분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게 정치 아닙니까.

▶ 지금 야당 김한길 대표의 단식투쟁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야당 지도부는 야당지지 세력들의 열망을 모두 수용할 만큼 확실한 지도력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당 내에서 논란이 많아요. 장외투쟁을 더 강화해야 한다, 국회에 들어가지 말고. 지금 국회 병행 투쟁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에너지가 반분되는 거 아니냐. 먼저 요구조건부터 확실한 대답을 얻은 다음에 들어가야 된다는 얘기가 있고, 지도부에선 병행 투쟁, 우리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할 순 없지 않느냐. 원내에 들어가서도 투쟁할 수 있지 않느냐. 그래서 양문이 있는데 그럴수록 이것의 매듭을 풀려면 결자해지 차원에서 사회적 문란 현상을 야기 시킨 여당 측에서, 그때 같이 몸을 담고 있었던 대통령이 물꼬를 터주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정국이 스무스 하게 잘 흘러가죠.

▶ 박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았습니다. 박 대통령의 취임 6월에 총점을 매긴 다면요?

-이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 잘 해나가길 바랍니다. 거기에 여야가 어디 있겠어요. 그동안 6개월이 되었지만 진영을 갖추고 실제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한 3개월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요. 3개월에 무슨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 기대를 가지고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데 단지 그동안 드러난 것이 대통령의 인사. 거기에서 제일 좋지 않은 평가가 나왔더라고요. 주변의 사람들을 쓰는 거라든지 스타일, 일하는 방식. 특히 국민과 야당과 소통하는 것을 봤을 땐 큰 기대를 가지고 지지했던 분들의 평가에는 미치지 못하는 거 아니냐. 일을 열심히 할 준비는 하시되 소통에 신경 쓰시고 구시대보다 새로운 시대를 기약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채용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느낌은 받고 있습니다.

▶ 오늘 박 대통령이 민생문제라면 언제든지 야당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얘기했는데 민주당에선 거절했어요.

-가장 큰 현안인 이 문제에 있어서 야당의 최소한의 요구는 어느 정도 들어주는 태세가 되어 있어야 만나는 것이지. 야당입장에서 만났는데 빈손으로 가서 명분이 있겠어요?

▶ 일단 만나서 국정원 얘기를 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민생을 위해서 만나기보다 그런 현안을 풀어주어야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거 아닙니까. 국회에 들어가야 민생이 마련되는 건데. 시급한 현안, 가장 중대한 문제를 전혀 풀지 않고 민생만을 위해서 만나자? 순서가 틀리지 않았습니까.

▶ 청와대와 신 위원장님의 말씀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습니다. 접합 점은 없습니까?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저도 정치를 오래 해온 야당 중진으로서 정치하는 길이 눈앞에 보이기 때문에 건설적 제안을 한 겁니다. 정치라는 것은 논리대로 이론대로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다루는 심리이기 때문에 풀 것은 풀어주어야 돼요. 그 다음에 저절로 풀러나가는 것이죠.

▶ 국정원 문제만 잘 풀리면 야당은 얼마든지 박근혜정부 임기 4년 6개월 동안 협조할 용의가 있으신 거죠?

-그렇죠. 이 현안이 지금 현재 가장 큰 문제니까요. 우리 민주당만의 요구가 아니에요. 민주주의의 근본이 안 되었는데 거기서 어떻게 경제정책이 있고 사회정책이 있을 수 있느냐는 거죠. 민주정치가 퇴보했다는 거죠. 주로 지난 이명박 정권 때 얘기겠습니다만 민주정치, 헌정 질서를 회복하자는 근본적인 얘길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민생만 얘기하자면 제대로 풀리겠어요.

▶ 민주가 민생보다 앞섭니까?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바탕이 안 되는데 그 다음 문제를 얘기하자는 게 설득되지 않는다는 거죠. 지난 대선에서의 그런 문제를 소홀히 생각해선 안돼요. 야권은 물론이고 시민사회의 요구, 광장과 촛불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민심이 제일 중요해요. 그것을 허술히 보고 넘어가선 안 된다는 충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당장 10월 재보궐 선거가 코앞에 닥쳐왔고요. 내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민주당 전체적으로 국정원과 관련된 동력을 10월이나 내년 6월까지 끌고 갈 수 있습니까?

-내년 6월에는 다른 상황이 연출되리라 봐요. 그런데 이번 10월 재보궐 선거에서는 국정원 사태가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만약 여기서 야당이 자기 지지층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민주당도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전망이 밝지 못합니다. 민주당에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있거든요. 야당의 역할을 하라는 것이에요. 여당은 여당 역할을 하고요. 여당 역할을 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닙니다. 아량과 인내를 가지고 받아들이고 사회를 이끌어가야지 야당의 요구에 대해 무조건 거부하면서 맞서나가는 것은 여당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봐요.

▶ 혹시 이런 강경노선이 10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겁니까?

-그것을 겨냥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거기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보는데요. 지금 민심이 녹록치 않습니다. 광장에 한 번 나가보십시오. 민주주의,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국민이 무시되고 있다, 권력기관이 뒤에서 아직도 국민을 조종하고 있다. 이런 것이 국민의 자존심을 흔드는 것이거든요.

▶ 박 대통령과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시간 드리겠습니다.

-잘 해나갈 바랍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선 민심을 잘 다스리며 나가야 되겠고 집권당인 여당에게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어요. 이번 국정조사를 보니까 여당 측에선 뻔히 드러난 것을 자꾸 부정하려고만 하고, 심지어 기관보고나 증인으로 나온 사람들에 변호인 역할을 했다는 말을 듣는데 그렇다면 국정조사를 뭣하러 했습니까. 국정조사 무용론을 자꾸 얘기하고. 이것이 새누리당 여당 자신들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봐요. 올바르지 못한 것은 바로 잡아 나가야 되고요. 빨리 본격적인 민생을 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정기국회도 오고. 그렇다면 야당이 최소한의 명분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어려운 거 아니에요. 나라의 장래를 위한 것인데 왜 그걸 망설이고 있습니까. 빨리 그런 명분을 마련해주시길 간곡하게 당부 드립니다.

▶ 지금까지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신기남 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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