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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찾은 백인식, SK선발 히든카드
입력 2013-08-24 06:43  | 수정 2013-08-24 06:49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히든카드가 어느덧 필승조커가 될 희망이 엿보인다. 여유를 찾은 SK 와이번스 우완 선발 투수 백인식이 SK선발진의 마지막 퍼즐로 떠오르고 있다.
백인식은 지난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4승(5패)째를 따냈다. 지난 7일 청주 한화전 5⅓이닝 1실점 승리 포함 개인 첫 2연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3.70으로 준수한데다 올해 선발로 나선 9경기서는 평균자책점 3.50으로 더 좋았다. 최고구속 149km에 달하는 강속구에 더해 떨어지는 각도가 매우 큰 위력적인 체인지업도 가지고 있다. 특히 정통파 오버핸드 투수가 아닌 스리쿼터인데다 볼끝의 움직임도 좋아 체감 위력은 구속 이상이다.
SK와이번스 우완 백인식이 선발 마운드의 히든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백인식은 후반기 3경기서는 2승1패 평균자책점 1.62로 전반기보다 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이제 사실상 SK선발 마운드 한 자리를 꿰찼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활약이다.

본인 스스로도 이제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았다. 23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만난 백인식은 특유의 순박하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전날 승리에 대한 소감을 묻자 2연승을 거둬서 기분이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백인식은 아직 우리가 4강 희망이 남아있는데 그런 중요한 시점에서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하지만 왼 팔뚝은 팔목에서부터 어깨까지 온통 멍투성이였다. 5회 1사 1,3루 위기서 이진영의 직선타를 몸으로 막는 과정에서 얻은 영광의 훈장. 이진영의 타구가 백인식의 왼쪽 팔을 �고 지나가면서 선명한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하는 동안은 아픈줄도 몰랐다. 백인식은 그때는 몰랐는데 오늘 자고 일어나니까 온통 멍투성이더라”면서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 초 선발로 나서던 때와 비교하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마음가짐이다. 호투의 비결에 대해 백인식은 지금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조금 편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포수 사인만 보고 던졌는데, 지금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공이 잘 제구가 안 될 때는 잠시 여유를 갖고 심호흡도 하고, 이미 상대해본 타자들을 맞아서는 지난 경험을 복기해 보기도 한다”며 최근 변화를 설명했다.
정상호와 박정배를 비롯한 팀 선배들도 넌 직구가 좋으니까 코너워크에 신경써서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말고 가운데에 꽂아라”며 백인식에게 자신감을 북돋워줬다.
이제 어느덧 백인식의 주무기하면, 체인지업이 떠오를 정도가 됐다. 백인식은 조웅천 코치님에게 체인지업과 관련된 지도를 많이 받았다. 예전에는 제구가 잘 안됐는데 어제(22일)경기서는 실투가 1,2개 정도 밖에 없었던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공을 던지고, 투구 비디오를 분석하면서 문제점을 찾았다. 몸이 빨리 앞으로 나가면서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경향이 있었던 것. 꾸준한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체인지업 제구력도 한층 좋아졌다. 포크볼과 체인지업의 두 종류의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중 그날 컨디션이 더 좋은 구질을 주로 던질 만큼 자신감도 붙었다.
완급조절의 묘도 깨달아가고 있다. 백인식은 2회까지는 긴장을 해서 못했지만 3회부터는 완급조절을 하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동안은 완급조절을 하려고 하면 많은 안타를 맞았었는데 어제 경기서는 완급조절을 해보니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아직 목표는 소박하다. 시즌 전 목표는 선발 10경기와 50이닝 소화. 목표까지는 단 1경기와 3⅔이닝만을 남겨두고 있다. 더 큰 욕심을 내볼만도 하다. 하지만 백인식은 올 시즌은 배우며 경험을 쌓는 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내년”이라며 벌써부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SK는 4위 넥센 히어로즈와 4.5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 백인식이 SK선발진의 새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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