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뺑소니 피해자 신음에도 '나 몰라라'한 시민들
입력 2013-08-23 20:00  | 수정 2013-08-23 20:57
【 앵커멘트 】
뺑소니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시각장애인이 행인들의 무관심 속에 40여 분 동안이나 길가에 방치됐습니다.
시민의식이 실종된 현장이 고스란히 CCTV에 찍혔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1일 새벽, 부산의 한 식당 앞.

검은색 승용차가 행인을 들이받습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쓰러진 행인을 일으켜 앉히는가 싶더니 그대로 달아나 버립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사고가 일어난 현장입니다.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있던 한 시민이 사고를 목격했습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목격자는 잠시 일어나 사고 현장을 쳐다보더니 길가에 다시 앉아 손에 쥔 무언가를 만지작거립니다.


화면을 자세히 보니, 작은 불빛이 보입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10여 분 동안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목격자는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사라져버립니다.

잠시 뒤, 행인 2명도 쓰러진 피해자를 지나쳐 버립니다.

사고를 당한 시각장애인 55살 문 모 씨는 40여 분 동안 길가에 방치됐습니다.

▶ 인터뷰 : 문 모 씨 / 피해자
- "여기서 죽으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사람들이)지나가고, 마지막 세 번째 제가 행인을 보고 교통사고 당했으니까 신고 좀 해 달라고…."

경찰에 붙잡힌 뺑소니범은 25살 이 모 씨, 이 씨는 무면허로 어머니 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행히 CCTV가 있어 뺑소니범을 검거하긴 했지만, 사고 현장에서 드러난 무심한 시민 의식이 안타깝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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