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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물결에서는 달랐던 조동건의 의미 있던 2골
입력 2013-08-17 21:10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임성일 기자] 빛은 바랬지만 의미가 있던 조동건의 활약이다. 국가대표팀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신감을 챙길 수 있는 2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수원으로서도 고무적인 활약이었다.
수원과 성남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공히 만족스럽지는 않은 결과다. 안정적인 상위권 자리매김을 노리던 수원에게도, 상위리그 진입을 위해 갈 길이 바쁜 성남도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더 컸을 선수는 조동건이다. 홀로 2골을 터뜨렸으나 승리로 연결되진 못했다.
조동건이 친정 성남을 상대로 2골을 터뜨렸다. 대표팀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신감을 챙길 수 있는 활약이었다. 비록 무승부로 빛이 바랬으나 의미가 있었다. 사진= MK스포츠 DB
‘마계대전이라 불리는 난적 성남과의 승부에서 수원의 공격을 이끈 이들은 공교롭게도 성남 출신인 조동건과 홍철이었다. 지난해 성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조동건은 2골을 터뜨렸고,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홍철은 조동건의 쐐기골을 도왔다.
역시 스포트라이트는 국가대표팀의 아쉬움을 이겨낸 조동건의 활약이었다. 홍명보호 2기에 발탁돼 지난 14일 페루와의 평가전을 뛰었던 조동건은, 당시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45분을 뛰었으나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또 다시 골 가뭄에 허덕였던 상황과 맞물려 공격수로서 쓴 소리를 함께 들어야했다.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첫 소속팀 경기였고 공교롭게도 전후반을 원톱으로 나눠 뛰었던 김동섭(성남)과의 간접 대결이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조동건은 전반 16분, 오장은이 오른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왼발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렸고 1-1 상황에서 시작된 후반 5분, 이번에는 헤딩으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두 번째 골의 도움을 기록한 이가 홍철이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경기를 앞두고 서정원 수원 감독은 아무래도 소속팀 선수의 플레이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조동건의 A매치를 떠올렸다. 서 감독은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으나 조찬호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준 것을 포함해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는 말로 격려를 보냈다. 이어 아직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말로 박수를 보냈다.
페루전이 열렸던 무대는 수원삼성이 홈으로 쓰고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이다. 어색했던 붉은 물결 속에서는 침묵했으나 익숙하고 든든한 푸른 물결 속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아쉬움을 달랜 조동건이다.
시즌 4-5호골을 한꺼번에 터뜨린 조동건의 활약은 향후 수원의 행보를 위해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라돈치치와 스테보 등 선이 굵은 스트라이커들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수원은 작고 빠른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으로 포인트를 올려야하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서정원 감독은 정대세가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이 기조는 변함 없을 것”이라는 말로 현재의 색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조동건의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에서 조동건이 필요한 움직임과 결정력을 보여줘야 2선의 산토스나 서정진이 더 편해진다. 그렇게 될 때 또 자신도 팀도 살아난다.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조동건의 몫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기로에서 조동건이 불을 뿜었다. 조동건은 올 3월, 개막전으로 열린 성남 원정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2-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친정킬러라는 수식어가 붙여질 상황이다. 비록 결과는 아쉽지만, 꽤 의미가 있었던 2골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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