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발 비 좀 오게 해 주세요"…제주 90년 만의 최악 가뭄
입력 2013-08-17 20:02  | 수정 2013-08-17 21:22
【 앵커멘트 】
제주가 9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말라 죽는 농작물에 잇따른 가축 폐사, 심지어는 마실 물까지 부족한 상황.
제발 비 좀 오게 해달라며 기우제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김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감귤 잎이 모두 누렇게 변했습니다.

열매는 아예 생기마저 잃으면서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고추밭 등 이미 다른 농작물도 모두 말라가는 실정입니다.


더위에 지친 돼지들은 아예 축사에 드러누웠고, 닭과 오리는 이미 1천여 마리 이상이 폐사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농가
- "'병든 닭' 그 자체였습니다. 죽어나가는 데…. 하루에 250~260마리 등 사흘에 걸쳐서 600마리가 죽어나갔습니다."

목장과 펜션이 몰려 있는 제주 중산간.

제한 급수에 수십 마리의 젖소는 목만 축이는 형편이고, 물이 나오는 날이면 주민들은 페트병 수십 개에 마실 물을 담아 놓는 실정입니다.

얼마나 폭염과 가뭄이 심한지 하천은 기름으로 뒤덮여 썩어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제주섬 전체가 말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이창성 / 제주 애월읍
- "이틀 단수하고 하루 급수하고, 그러다 보니 콩이나 깨밭, 하우스 같은 곳은 물 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심각한 실정입니다."

지난 6월 27일 이후 50일 넘게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

비를 내리게 해 달라며 기우제까지 지냈지만, 90년 만의 최악의 가뭄 앞에 제주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편집 : 국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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