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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도환의 수난시대, 부상도 두렵지 않다
입력 2013-08-17 08:31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넥센 히어로즈 포수 허도환(29)이 부상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했다.
허도환은 1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2차전에 9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비록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보여준 인내와 끈기는 선수단에게 본보기가 됐다.
허도환의 정신력은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선수들은 경기 중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상을 입는다. 특히 140km 대의 공을 직접 받아야 하는 포수에게는 부상의 위험이 잦다. 또한 타자들의 파울 타구에 맞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허도환의 수난시대였다. 1회말 손아섭의 파울 타구에 왼손을 맞았고 3회말 무사 1루에서는 조성환의 파울 타구에 포수 미트를 끼지 않은 오른손 손가락 끝을 맞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허도환이 치료를 받는 동안 잠시 지재옥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와 선발 강윤구와 캐치볼을 했다. 그러나 허도환은 금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다.
타석에서도 위험했다. 3번째 타석이었던 6회초 1사 상황에서 허도환은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았다. 이번에도 상당한 고통이 예상됐으나 허도환은 다시 타석에 나서 롯데 선발 쉐인 유먼과의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보통 타자들이 몸에 공을 맞았을 경우, 맞은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공 모양으로 크게 멍이 든다. 고통도 상당하다. 허도환이 이날 맞은 곳은 살집 조차 없는 부위이기에 고통의 정도도 심했을 상황이다. 그러나 허도환은 끝까지 경기에 집중하는 정신력을 보였다.
경기를 이끌던 허도환은 7회까지 책임을 진 뒤 8회말 지재옥과 교체됐다. 교체 후 중계화면에 비친 허도환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경기를 마무리 짓고 싶었던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날 넥센은 롯데에 3-9로 졌다. 그러나 허도환은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부상의 위험에도 굴복하지 않았던 허도환의 모습에서 넥센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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