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타점` 이진영의 한 방, `2실책 충격` 문선재‧LG 살렸다
입력 2013-08-15 21:37  | 수정 2013-08-15 21:40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는 역시 뒷심이었다. 이진영(33)의 통쾌한 역전 결승타 한 방이 한 이닝 2실책 이후 교체된 문선재를 위로했다.
LG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6-4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3-4로 뒤진 7회말 이진영의 역전 결승타와 정의윤의 쐐기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다. 3-2로 앞선 5회초 결정적인 2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만든 문선재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 경기, 7회말 2사 1, 2루에서 LG 이진영이 역전 2타점 2루타를 치고 진루한 후 점프하면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LG는 경기 초반 3-0으로 리드를 잡았다. 1회 1사 2루서 이진영이 한화 선발 바티스타를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때려내 선취점을 뽑은 뒤 2회 2사 1루서 윤요섭의 적시 2루타와 박용택의 좌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보탰다.
LG는 4회부터 선발 우규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규민은 4회 1사 1, 2루서 이대수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한 뒤 정범모에게 투수 앞 행운의 안타를 내줘 2-3으로 추격을 당했다.

5회는 실책에 울었다. 안정적인 수비를 하던 문선재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문선재는 한 이닝에만 결정적인 실책 2개를 저질렀고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우규민은 최진행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문선재가 포구 과정에서 공을 뒤로 흘려 출루를 허용했다. 1사 후 송광민의 안타에 이어 정현석의 좌중간 적시타를 얻어맞아 3-3 동점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규민은 이어진 1사 1, 3루 위기서 추승우를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3루 주자가 주춤하며 홈으로 파고들지 못했지만, 문선재가 서둘렀다. 우규민의 움직임도 포수 윤요섭의 시야를 가렸다. 결국 문선재의 송구 실책으로 3-4 역전을 허용했다. 프로 데뷔 첫 10승을 노렸던 우규민도 4⅓이닝 4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문선재는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김기태 LG 감독은 문선재를 배려해 권용관으로 교체했다. 문선재는 최근 사연이 있는 선수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1루 충돌로 조동찬이 시즌 아웃을 당하는 큰 부상 후유증을 겪었다.
문선재는 외모와 달리 멘탈이 강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이날 경기에 앞서서도 문선재는 전화로 사과를 드렸고, 플레이 중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마음을 추스렀다. 하지만 삼성 팬들의 비난 여파로 정신적 데미지는 있었던 모양이다. 이날 이대로 졌다면 충격이 장기화될 수도 있었다.
문선재를 살린 것은 이진영이었다. 3-4로 뒤지던 LG는 7회 1사 후 기회를 잡았다. 윤요섭과 박용택이 각각 김광수와 박정진에게 볼넷을 얻어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LG는 윤요섭을 대주자 이대형으로 교체해 승부수를 띄웠다.
권용관이 삼진 아웃을 당했지만, 이진영은 역시 찬스에 강했다.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를 통타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역전 결승타를 때려냈다. 불이 붙은 LG는 정의윤이 바뀐 투수 김혁민을 상대로 쐐기 좌전 적시타를 더하며 7회에만 3점을 보태 역전승을 거뒀다. 자책하던 문선재도 더그아웃에서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LG는 우규민의 조기 강판 이후 정현욱-이상열-김선규-류택현-이동현-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불펜을 총가동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진영은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정의윤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4번타자 역할을 해냈다. 박용택도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변함없이 가장 앞서 뛰었다.
이날 승리로 LG는 57승37패를 기록하며 NC 다이노스에 일격을 당한 선두 삼성 라이온즈(55승2무35패)와의 승차를 다시 0으로 없앴다.
3연패를 당한 한화는 선발 바티스타가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뒷심에서 무너지며 63패(26승1무)째를 당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LG 문선재 1루수가 5회초 역전의 빌미가 된 실책 2개를 한 후 6회초 수비에서 권용관과 교체됐다. 문선재가 덕아웃에서 눈을 지긋히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