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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남미 징크스 탈출 실험은 ‘미흡’
입력 2013-08-15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4일 페루전은 또 하나의 실험이었다. 한 번 점검했던 부분을 재정비하면서, 보완할 점은 새 얼굴을 불러들여 테스트를 했다. 경기 결과보다 경기 내용에 중점을 뒀던 홍명보 감독인데, 역시 답답한 골 결정력을 제외하고는 준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홈 이점을 가졌다고 하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의 페루를 상대로 주도권을 쥐고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는 점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홍명보호 출항 이후 가장 센 상대였다. 게다가 페루는 피사로(바이에른 뮌헨), 게레로(코린티안스)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뛴 반면, 한국은 유럽파가 모두 빠진 전력이었다.
페루전은 첫 승과 함께 남미 징크스를 깨기 위한 좋은 실험의 장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은 또 잘 싸우고도 이기지 못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하지만 다른 의미의 실험에서는 ‘불합격이었다. 유독 남미에 약했던 징크스를 또 다시 깨지 못했다.
한국은 남미를 상대로 매우 약했다. 국제대회에서 특히 그랬다. 가까운 예로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본에서 2번 졌는데, 그 상대는 아르헨티나(1-4 패)와 우루과이(1-2 패)였다. 2012런던올림픽에서도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딴 뒤, 파라과이(1-0 승)와 에콰도르(2-0 승)를 홈으로 불러들여 이긴 게 최근 남미를 상대로 이긴 ‘즐거운 추억이다. 그러나 그 외에는 모두 악몽이었다. ‘넘사벽이었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남미와의 A매치 성적표가 2승 3무 8패로 일방적으로 뒤졌다. 페루전 무승부로 1무가 추가됐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남미의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하는 한국이다. 이번 월드컵에 남미는 개최국 브라질을 포함해 최대 6개국이 출전한다. 아시아는 남미와 포트가 다르다. 어떻게든 만나기 마련이다. 총 8개조가 있으니, 남미와 한 조에 속할 확률은 75%다. 피하기 어려운 상대이니 어떻게든 잘 싸워야 한다.
그런 의미의 페루전이었다. 남미 징크스를 벗어날 ‘해법을 찾는 시간이었다. 강한 압박과 공간 침투로 중반까지 페루를 몰아붙였으나, 결정적인 ‘어퍼컷은 없었다. 중반 이후 체력 싸움에서도 다소 밀렸다.
한국은 그동안 이상하게 남미만 만나면 꼬였고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잘 싸웠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득점력도 매우 낮았다. 9골로 경기당 평균 1득점이 안 됐다.
페루를 상대로 파상 공세를 펼치며 이번에는 ‘남미 공포증에서 벗어나는가 싶었지만, 과거를 되풀이 하듯 골문을 열지 못했다. 골 결정력 미흡이라는 영원한 과제를 남겼다. 또한, 경기 막바지 페루의 거센 공격에 적잖이 흔들렸던 한국 수비진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브라질월드컵 본선까지 평가전을 계획하면서 한국보다 강한 스파링 파트너를 물색하면서도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렇지만 골을 통한, 그리고 승리를 통한 자신감을 얻지는 못했다. ‘그래도 잘 싸웠다라는 위안거리 정도였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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