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시사데이트] 장기표 원장, 새 비서실장 김기춘에 대한 평가는?
입력 2013-08-09 21:09  | 수정 2013-08-09 21:10
▶ 박근혜 대통령이 참모진을 전격 교체하면서 하반기 국정운영의 새 판을 짰습니다. 이번 인사에 기대도 많지만 우려도 많습니다. 독재와 맞서 싸운 재야인사이시죠.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모시고 이번 청와대 인선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 청와대 이야길 먼저 해보겠습니다. 청와대 참모진을 반년도 안 되어서 대폭 교체 했는데 이르다는 평가도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볼 때는 김기춘 씨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하기 위해서 아마 끼워 넣기 식으로 다른 분들까지 교체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왜 김기춘 실장을 비서실장이라는 자리에 인선했을까요?

-김기춘 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김기춘 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인사인데 그 이유는 김기춘 씨는 그야말로 유신정권 시절에 박정희 대통령 다음으로 유신 정권을 대표 할 만 한 특별한 공안통입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유신헌법의 화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 검사시절에 유신헌법이 제정되었을 때 그 기초를 초안했다고도 하고, 유신이 공표되었을 때 유신헌법 해설서라는 이름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을 내린 거다 ‘한국적 현실에 가장 적합한 법치질서라는 말을 했거든요. 그래서 계속 중앙정보부 수사담당파트에도 있었고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계속해서 유신 독재를 유지하는 부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분이죠. 그런 사람은 이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물론 그 시대에도 맞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을 지금의 세계화 시대, 정보화 시대에 기용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인사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편에선 공안검사의 강경파이긴 하지만 청와대의 공직기강이 흔들리는 상태에서 이런 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일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그것도 시대착오적인 생각입니다. 기강을 바로 잡는다는 것이 옛날 유신 시대처럼 상명하복의 시대, 말하자면 일사 분란한 시대에 기강을 잡는 방식으론 기강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네트워크 시대이고 수평적인 시대입니다. 잘 화합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만 기강이 잡히는 것이지 김기춘 씨 같은 사람을 내세워서 상명하복식의 기강을 잡으려고 하면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고 봅니다.

▶ 국무총리부터 시작해서 국회의장, 법무장관이 전부 다 후배예요. 정부시스템이 김기춘 실장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아마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실장을 중심으로 내각과 모든 정부가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임명했다고 봅니다. 아주 잘못된 거죠. 특히 이 인사의 특징과 중요한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너무 오만하기 때문에 이런 인사를 했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 가운데 김기춘 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100%가 반대하겠습니다만 국민의 절대 다수는 시대착오적인 인사라고 생각하리라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밀고 나갔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시대착오적인 인사이기도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잘 들을 사람들만 임명한 겁니다. 김기춘 씨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내각을 짤 때부터 전부 자신의 말을 잘 들을 사람 위주로 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현상이 나타났냐면 TV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국무회의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만 고개 들면서 말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고개 숙이고 받아 적기 바쁩니다.

▶ 그런데 이번에 그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해요. 다른 분들은 받아 적고 있는데 김기춘 실장이 가만히 앉아서 듣고 계신다 해요. 그래서 김기춘 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직언은 가까운 사이어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직언과 충언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러나 김기춘 씨 한 사람이 받아 적고 있지 않다고 해서 그 국무회의가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김기춘 씨가 빳빳하게 고개 들고 있을수록, 두 사람이 고갤 빳빳하게 들고 쳐다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더 받아 적게 된다고 생각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 점에 대한 깊은 자성이 있어야 합니다. 국무회의는 회의하라고 소집되는 겁니다. 국무회의 자체가 헌법기관입니다. 대통령도 국무위원의 한 사람이고 다만 의장일 뿐입니다. 그래서 국무회의에서는 다양한 문제를 놓고 논의를 해야 합니다. 즉 대통령 지시사항을 받아 적어서 이행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번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을 계기로 해서 이에 대한 깊은 반성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 말씀하신 그런 문제점을 짚어야 하는 쪽이 야당 아닙니까? 야당이 지금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야당이 잘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가 오늘 사이트에 ‘왜 민주당은 계속 헛발질만 하는가. 하는 글을 올렸는데요. 민주당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헛발질만 하고 있습니다. 김기춘 씨가 임명됐다는 것을 뉴스로 보기 전에 김기춘 씨가 이미 김한길 대표를 예방하러 와서 인사하는 것이 사진으로 나왔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 아주 신속하게 움직인 거죠. 김기춘 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으면 적어도 현재의 정세 속에서 야당 대표는 예방을 거부했어야 합니다. 설사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면 다른 핑계를 대서라도 만나지 말았어야 합니다. 만약에 임명 직후에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루만 지났으면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왜. 유신의 화신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야당 대표가 어떻게 함부로 만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전격적으로 만나서 악수도 하고. 즉 김기춘 씨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야당이 결과적으로 동의한 것이 되었습니다.

▶ 물론 야당이 좋아할 만한 인사는 아니라고 하지만 당시에는 단독 회담이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었거든요. 단독 회담을 하느냐 마느냐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저도 신문을 봤는데요. 대통령의 말씀을 전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단독회담이냐 3회담이냐 하는 내용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처음에 댓글에 매달리지 않았어야 합니다. 매달리려고 했으면 선거 직후에 짚었어야죠.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다. 실컷 가만히 있다가 승복 다 하고 축하 다 하고 한참 있다가 몇몇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제기 하니까 뒤따라가서 댓글에 매달렸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함이 드러나는데 이것에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화록을 깐 겁니다. 이것은 국기를 문란하게 한 행위이고 심지어 이적 행위에도 해당합니다. NLL 이라고 하는 영토를 북한 사람들한테 내줄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제공한 말 아닙니까. 그래서 이런 것을 했을 때 김한길 대표는 그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을 신랄하게 공격해서 그때 여야 영수회담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 그것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가 집회에 나갔다가 청문회에 누가 나오느냐 못 나오느냐 이런 말을 하다가.. 청문회를 이왕 하면 김무성 씨와 정문헌 씨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해야 합니다. 그것을 하지 않는 청문회는 하나마나인 겁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시원한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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