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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명품수비’ 뒤 밝힌 두 감독의 감정교차
입력 2013-08-09 17:43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솔직히 기대를 했는데….”
지난 8일 잠실 롯데-LG전 5-4로 롯데가 앞선 9회말 2사 2, 3루. LG 오지환이 롯데 마무리 김성배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그 순간 김기태 LG 감독의 속마음은 이랬다. 하지만 잠시 후 롯데 중견수 전준우가 다이빙캐치로 떨어지는 공을 낚아챘다. 김 감독은 그게 잡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8일 잠실 롯데-LG전 9회말 2사 후 나온 롯데 중견수 전준우의 결정적 수비에 김시진 롯데 감독과 김기태 LG 감독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MK스포츠 DB
LG 더그아웃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그 순간, 롯데 더그아웃은 좌절이 환호로 바뀌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올 시즌 들어 가장 티 나게 감정을 드러냈다. 짜릿한 전준우의 호수비를 보고 도저히 숨길 수 없었나 보다. 김 감독은 양 손 하이파이브는 물론 방송 인터뷰에서도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하루 전 감격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 감독은 땅! 하는 소리가 나는 순간 뒷목을 잡았다. ‘어? 준우가 다이빙을 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공이 보이지 않았다. 그 뒤에도 공이 흘러나가는 게 안 보이더라. 준우도 공을 못 잡았으면 본능적으로 뛰거나 할 텐데 움직이질 않았다”며 아웃을 직감하고 승리 세리머니를 했다. 김 감독은 나도 몰라 왜 그랬는지. 푼수처럼…”이라며 전날 감정 노출을 민망해 했다.
그만큼 LG전 승리는 중요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지고 있는 상황이면 상관 없는데, 9회말에 2사 잡아놓고 우리가 더 후달리기 시작했다”며 다른 날 1승보다 중요한 1승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5위 롯데는 이날 승리로 4위 넥센에 반경기차로 추격했다.

롯데는 이번 LG와의 2차전 시리즈에서도 타순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김 감독은 타순은 그대로 간다. 전준우를 어디로 보내겠나?”라며 4번 전준우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이어 어제 이긴 건 어제로 끝났다”며 각오를 다졌다.
반면 기대에서 실망으로 바뀌었던 김기태 감독도 한 경기 패배에 큰 낙담은 없었다. 김 감독은 롯데 타자들이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더라. 그래도 안타를 많이 내주고도 실점이 없었다는 것은 좋은 투수라는 것”이라고 선발 우규민을 칭찬했다. 우규민은 이날 5⅓이닝 10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지금 순위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확률이 높을 뿐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했는데 떨어지면 안되지 않겠나?”라고 가을야구에 대한 감출 수 없는 욕심을 드러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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