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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존심 꺾은 김선형 덩크, 왜 열광하나?
입력 2013-08-02 11:43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국제 무대에서도 통했다.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가드 김선형의 덩크 한 방이 연일 화제다.
한국은 지난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을 대회 16년 만에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중국전 승리는 한국 농구의 준비된 공수에서 빛난 철저한 조직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단 한 경기 만에 김선형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서울 SK 소속으로 프로 3년차를 맞이하는 가드 김선형이다. 김선형은 이날 코트를 휘저으며 9득점을 넣었다.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가드 김선형의 덩크가 화제다. 사진=MK스포츠 DB
김선형이 확 뜬 이유는 바로 덩크 한 방 때문. 김선형은 2쿼터 중반 22-25로 뒤진 상황에서 중국의 공을 가로채 엄청난 스피드로 속공을 전개했다. 공이 없이 뛰는 중국 수비보다 빨랐다. 김선형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이젠롄이 블록을 노렸지만, 그대로 원핸드 덩크를 작렬했다. 레이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젠롄도 당황했고, 중국 해설진조차 탄성을 내지른 결정적 한 방이었다.

김선형의 덩크에 열광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한국(평균 195cm)은 중국(202cm)보다 무려 평균 신장에서 7cm나 낮다. 187cm에 불과한 가드 김선형이 만리장성의 상징인 213cm의 이젠롄을 넘어선 예상하지 못한 폭풍 덩크였기 때문이다. NBA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아시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단신 가드의 화끈한 덩크였다.
사실 김선형의 덩크는 프로농구 시즌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김선형은 2011-12시즌 프로 데뷔 이후 두 시즌 동안 총 22개의 덩크를 기록했다. 그동안 국내 프로농구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다. 김선형은 쇼맨십도 강하다. 평소 기회만 있다면 덩크를 하는 것이 프로선수의 팬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덩크 욕심도 남다르다.
김선형은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스타일이다. 많은 관중 앞에서 긴장을 하지 않고 즐길 줄 아는 선수다. 중국전 첫 경기, 큰 무대에서 제대로 재미를 봤다. 김선형이 이란을 상대로도 또 한 번의 폭풍 덩크로 중동 모래바람을 잠재울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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