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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SK, NC의 역사박물관 ‘기증자’ 전락
입력 2013-08-02 06:04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NC 다이노스가 프로야구에 뛰어든 첫 해를 마친 뒤 회고할 때, SK 와이번스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NC가 세운 역사박물관에 가장 많은 보물을 기증한 ‘은인인 터다.
SK, 이 기증자는 무한정 베풀기까지 했다. 1경기가 참 값진 경험인 막내 구단에게 무수히 많은 승리를 열매를 맺게 해줬다. NC에게 있어 SK는 참으로 비옥한 토양이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형님의 체면이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NC는 당분간 꿈도 못 꿀 한국시리즈를 6연 연속이나 밟았던 SK가 ‘승리 제조기로 전락했다.
첫 연승, 첫 위닝시리즈, 첫 완봉승에 이어 첫 원정 스윕까지. SK가 NC의 역사 제물이 된 기록들이다. NC만 만나면 좀처럼 기를 못 펴는 SK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SK는 지난 1일 NC에게 4-5로 패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연패를 더해 3연전을 모두 내줬다.

SK는 시즌 첫 3연전 스윕을 당했다. 그토록 스윕은 당하지 않으려 애썼던 SK인데, 그 대상이 하필 NC였다. NC에겐 첫 경험은 아니다. 벌써 세 번째다. 그리고 후반기 첫 스윕이자 원정 첫 스윕이었다. 8월의 첫날부터 역사 사료의 빌미를 제공한 SK였다.
하루 전날에는 이재학에게 NC 첫 완봉승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SK 타선은 무기력했다.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농락당하며 삼진을 12개나 당했다. 안타는 고작 2개였다. 9회 정근우가 안타를 치기 전까지 20타자 연속 아웃카운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날”이라고 했는데, SK로선 치욕의 역사가 됐다.
SK가 NC에게 제공한 역사 사료는 참 많았다. NC의 첫 연승 및 첫 위닝시리즈 제물도 SK였다. NC는 지난 4월 13일과 14일 SK를 연파하며 첫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그 전까지 1승 9패로 승률 1할에 불과했던 팀에게 역사적인 첫 연승과 첫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또한, NC의 승수 쌓기의 최대 조력자이기도 했다. NC는 2일 현재 85경기를 치러 33번 이겼다. 모든 팀을 상대로 최소 1승씩을 챙겼는데, 그래도 가장 수월하게 승수를 올린 건 SK였다. SK를 상대로 무려 9승을 획득했다. SK전 승률이 75%에 이른다. 승리 비율이 27.3%로 4승 가운데 1승이 SK를 상대로 가져온 것이다.
특히, NC가 상대 전적에서 승률 5할을 초과한 팀은 SK가 유일했다. 삼성 라이온즈(1승 1무 9패), 두산 베어스(2승 9패)는 물론 한화 이글스(3승 6패)에게도 쩔쩔 맸던 NC였는데, SK는 그들에게 가장 먹기 쉽고 영양가 높은 ‘밥이었다. 그리고 5승 1패를 거둔 문학구장은 NC에게 승리를 부르는 ‘약속의 땅이 됐다.
갈 길 바쁜 SK의 발목을 잡았던 건 롯데 자이언츠였지만 6월 이후부터 이를 뿌리쳤다. 그러나 NC의 태클에 번번이 걸려 넘어지고 있다. 최근 상대 전적 5연패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상대성이 없지 않는 것 같다”며 타자들이 NC 투수들의 공을 잘 치지 못한다. 이상하게 매번 말린다”라며 혀를 끌끌 찼다. 지난 1일 스윕을 당한 뒤에는 경기가 너무 안 풀린다”라며 토로했다.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SK는 NC와 앞으로 6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승패 ‘-7로 1승이 귀한 SK다. 남은 6경기마저 모두 내줄 경우, 7위 자리도 안전하지 못하다. SK와 NC의 승차는 4.5경기다. NC가 8위 이상을 넘보는데 있어, 열쇠를 쥐고 있는 SK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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