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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공중증’ 없앴다…한국, 16년 만에 중국 격파
입력 2013-08-01 21:13  | 수정 2013-08-01 21:19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무려 16년 만이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숨막히는 접전 끝에 63-59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을 격파했다. 사진=KBL 제공
한국이 이 대회에서 중국을 꺾은 것은 1997년 우승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난 한국은 86-72로 중국을 꺾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의 벽 앞에 무릎을 꿇으며 공중증마저 생겼다.
한국이 속한 C조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란과 중국이 포함돼 ‘죽음의 조로 불렸다. 한국은 객관적 전력상 조 3위로 평가됐다. 중국의 평균 신장은 무려 202cm. 높이에서 밀리는 한국의 높은 벽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 첫 상대였던 중국을 무너뜨리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김주성이 15점 3리바운드로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자유투를 완벽하게 성공시킨 조성민(12점 4리바운드)과 양동근(11점 4리바운드)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화끈한 덩크를 폭발시킨 김선형(9점)과 이승준(6점)도 분위기를 주도했다. 반면 중국은 23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이젠롄에 의존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대등하게 중국과 맞섰다. 유 감독은 엔트리 12명을 풀가동하면서 경기 내내 압박 수비를 펼쳤다.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골밑에 공이 투입될 때마다 끊임없이 더블팀에 들어갔다.
공격에서도 전략대로 맞아 떨어졌다. 무리한 골밑 1대1 공격 대신 외곽슛을 활용했고, 과감한 돌파와 속공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중국도 한국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내내 팽팽하게 맞섰다. 김주성의 활약을 앞세워 13-15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친 한국은 2쿼터를 대등하게 맞서며 29-31로 점수차를 유지했다. 2쿼터 중반 김선형이 가로채기에 이어 이젠롄의 블록을 피해 속공 원핸드 덩크를 꽂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한국이 중국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은 후반 시작 부저가 울린 뒤였다. 조성민의 연속 외곽슛으로 33-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며 공방전이 벌어졌다. 한국은 3쿼터 막판 김선형과 양동근, 김주성의 연속 득점이 폭발하며 46-42로 앞섰다.
마지막 4쿼터 한국은 연거푸 실책을 범하면서 흐름을 빼앗겼다. 한국은 이젠롄에게 연속 6점을 헌납하며 48-50으로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김주성이 들어오면서 다시 분위기가 반전됐다.
김주성은 이젠롄을 상대로 연속 7점을 집중시키며 55-55로 맞섰고, 종료 1분17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가로채기에 이어 양동근에게 속공 패스를 연결했다. 당황한 중국은 양동근에게 인텐셔널 파울을 범하며 무너졌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침착했다. 양동근이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킨 한국은 57-57로 맞선 경기 종료 31.2초를 남기고 조성민이 천금같은 자유투를 성공시켰고, 이어 조성민은 21.5초 전 다시 얻은 자유투도 모두 림을 가르며 61-57로 달아났다.
중국의 추격으로 61-59로 쫓긴 종료 13.8초 전. 양동근은 중국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두 개를 가볍게 성공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중국을 넘은 한국은 2일 이란과 사실상 1차 예선 조 1위 결정전을 갖는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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