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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맞는 옷에 멋진 액세서리까지 달다
입력 2013-07-31 21:31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서울의 날개 공격수 고요한의 성장세가 확연하다. 홍명보호 1기 멤버로 발탁, 동아시안컵을 치르고 나서 자신감이 배가된 느낌이다. 이제 서울은 그저 데몰리션(데얀+몰리나)의 팀이 아니다.
FC서울의 당찬 날개 고요한이 7월의 마지막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28분 교체될 때까지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데얀이나 몰리나, 에스쿠데로보다 인상적이었다.
고요한의 상승세가 매섭다. 대표팀을 다녀와서 더욱 자신감이 붙은 모양새다. 공격수라는 맞는 옷에 자신감이라는 액세서리를 달고 비상하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지난 시즌까지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던 고요한은, 올 시즌 차두리의 영입과 함께 전진 배치됐다. 차두리 뿐 아니라 최효진까지 든든한 우측풀백이 있는 상황에서 내린 최용수 감독의 선택이었다. 낯선 자리는 아니다. 애초 고요한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측면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최효진의 군입대로 인한 공백 때 수비수로 전향했다.
수비수로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최효진의 공백이 적잖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고요한이 오른쪽을 든든하게 책임졌던 2012년, FC서울은 리그 정상에 올랐다. 측면 수비수 포지션으로 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다. 때문에 날개 공격수 배치는 포지션 변경이 아니라 제자리로의 복귀에 가깝다.

공격수 복귀는 수비수 변신보다 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치 맞는 옷을, 어울리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수비할 때 다소 핸디캡이었던 작은 체구는 공격적인 역할에서는 외려 득이 되고 있다. 작고 날랜 그의 몸놀림을 막는 상대 수비는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복귀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홍명보호를 통해 입증됐다.
1차전이었던 호주와의 경기, 그리고 마지막 한일전에 출전했던 고요한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단초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비록 포인트는 없었으나 고요한의 플레이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수비수로 대표팀에 들어갔을 때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다.
자신감을 충전하고 소속팀으로 돌아온 고요한은 31일 제주전에서도 마음껏 뛰었다. 서울의 주된 공격루트는 고요한이 활발하게 움직이던 오른쪽이었다. 개인돌파의 성공 빈도도 많았고 전방으로 향하던 패스도 위력적이었다. 전반 에스쿠데로, 후반 윤일록이 나섰던 왼쪽의 공격에 비해 고요한이 있었을 때의 오른쪽이 더 도드라졌다.
고요한은 후반 28분 중앙미드필더 한태유와 교체됐다.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아디의 득점으로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진 당시의 교체는, 일단 수비를 두텁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다가오는 8월3일 수원과의 슈퍼매치를 대비한 포석이기도 했다.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했던 고요한의 체력을 배려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고요한은 구단이 수원과의 라이벌 대결을 앞두고 준비한 영상을 통해 왜 내가 수비수일 때는 그렇게 괴롭히던 스테보가 공격수로 바꾸니까 이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투덜거렸다. 공격수로서 한판 붙어보자는 당당한 자신감이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요한이가 확실히 자신감이 늘어났다”는 말로 흐뭇한 모습을 보였다.
다부지게 매운 플레이다. 공격수라는 맞는 옷을 입은 고요한이 자신감이라는 멋진 액세서리를 달고 비상하고 있다. 한동안 서울에서 주목해야할 공격수는 데몰리션보단 고요한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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