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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그때는](85) 롯데 김태형 `야구장에서 먹는 포도맛이란`
입력 2013-07-30 08:52 

1994년 8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 롯데 김태형이 한 여성팬이 건네준 포도를 맛있게 먹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팬들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선물하는데 선수들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고 그 먹거리를 맛있게 먹어 주는 게 그 팬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다. 김태형은 포도 몇 송이를 깨끗하게 씻어선 팬이 보는 앞에서 코칭스테프는 물론 동료 선수들에게 나눠주며 함께 시식의 시간을 가졌다. 뜨거운 삼복더위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을 하던 선수들에게 포도 몇 송이는 생명수와 같이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팬들의 작지만 사랑이 가득담긴 선물은 선수들에게 크나 큰 힘을 솟아나게 한다.
고졸 신인으로 1991년 롯데에 입단한 김태형은 그해 4월 24일 첫 등판해 OB를 상대로 완투승을 거뒀다. 만 18세란 나이로 프로야구 사상 최연소 완투승을 기록해 야구판을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당시 롯데 감독이었던 강병철 감독은 김태형의 첫 해 목표를 5승으로 잡았지만 김태형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시즌 11승을 해 강 감독과 선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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