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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감독 “‘미스터 고’ 가장 큰 성과는 시행착오”
입력 2013-07-29 15:37  | 수정 2013-07-29 21:49

김용화 감독(41)의 신작 ‘미스터 고가 개봉 10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당초 천만을 생각하고 만든 영화”라는 평단의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이 영화가 갖는 매력과 의미는 스코어 그 이상이다.
‘미스터 고는 아시아 최초 CG 캐릭터인 고릴라 ‘링링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스타 티켓파워가 흥행과 직결되는 현실에서 고릴라를 과감히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실사에 가까운 고릴라를 표현하기 위해서만 120억(순제작비 225억원)이 투입됐다.
내가 피했던 영화를 결국 목숨 걸고 하게 됐다”던 김용화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스터 고의 가장 큰 성과는 시행착오”라고 했다.

그는 이 영화 하나로 10년, 20년을 앞당겼다. ‘미스터 고는 단순한 영화가 아닌, 과학이다”고 소개했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1000개의 샷 전부를 스테레오(입체화법)로 한 것에 놀라고, 짧은 성장 기간에 이런 퀄리티를 완성한 것에, 또 비용에 놀라고 돌아갔어요. 우리는 그 돈으로 1000컷을 찍었고, 할리우드는 그 10배 되는 돈으로 반도 안 되는 샷을 찍으니까요.”
순수 100% 국산 기술을 이용해 이같은 결과물을 내는데 꼬박 4년이 걸렸다. 3D 리그 카메라 촬영을 시도해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의 모습을 리얼하고 역동적으로 담아냈다. 자비로 세운 시각효과 전문 회사 덱스터스튜디오에서 IT 회사 CEO처럼 진두지휘하며 풀3D 영상을 구현해냈던 감독이다. 그는 긴 한숨을 쉬며 영화 스무 번 만들 에너지를 이 영화에 쏟아부었다”고 유머 섞인 엄살을 떨었다.
허영만 화백의 ‘제7구단을 영화화 한 ‘미스터고는 고릴라 링링과 17세 소녀 웨이웨이(서교)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얘기를 그렸다. 고릴라는 너무 실감나지만 드라마는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 모두 감독의 의도된 연출이었다.
김 감독은 신파로 흐르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어느 나라(그 중에서도 중요한 건 한국이겠지만)를 가더라도 보편적인 정서와 감정라인으로 이해되길 바랬다”는 것. 충분히 한 나라의 문화나 사회적 배경 살아온 것들을 접목시킬 수 있었으나 그런 부분에서 전작들과 다르게 나오도록 준비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제작비 가운데 57억원은 중국 최대 영화 제작사인 화이브러더스가 댔다. 중국 내 반응은 예상대로다. 18일 개봉 후 압도적인 스코어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이다. 첫 주에만 6400만 위안(한화 약 116억원)을 벌여들였다. 내달 1일에는 태국 개봉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차례 언급했다. 아시아를 놓치면 끝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협업하고자 달려든다”며 아시아 시장을 통합해 역으로 할리우드를 불러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할리우드로부터 연출 제의를 받았지만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우리 콘텐트를 잘 만들어 팬아시아(Pan-Asia)화 하는 게 더 매력적일 거란 생각이 들어요. 한국 영화가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면 그들도 가만있지 않겠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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