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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안태영, 새 보배의 출현… 스타 탄생 예고
입력 2013-07-28 09:40  | 수정 2013-07-28 10:37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문우람-김지수에 이어 안태영이라는 또 다른 보배의 출현에 싱글벙글이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안태영은 올해로 프로데뷔 9년 차 중견급 신인선수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전체 5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투수였던 안태영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타자로 전향했으나 2년여 만에 짐을 싸야했다.
안태영은 27일 대구 삼성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프로데뷔 첫 1군 경기에서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 첫 득점 등을 기록하며 100% 출루에 성공했다. 사진=MK스포츠 DB
평생 해온 야구를 내려놓은 지 5년 만이던 2011년 11월, 안태영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고양 원더스 트라이아웃에 참가했고 2012년 새 인생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한 결과, 안태영은 그해 8월 넥센 소속 프로선수로 정식 등록됐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65경기 출장해 타율 3할2푼, 장타율 5할7푼5리, 출루율 4할7리로 12홈런 51타점을 기록한 안태영은 27일 넥센에 입단한지 1년여 만에 첫 1군 무대를 밟았다. 안태영은 솔직히 긴장하진 않았다. 대신 많이 설레였다. 빨리 타석에 들어가서 공을 치고 싶었다”며 기대에 차있었다.

안태영은 1군 엔트리 등록과 함께 그날 바로 대구구장에서 친정팀 삼성과 맞붙었다. 안태영은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나를 알기 때문에 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태영은 진갑용 선배가 나에게 ‘너 원래 투수였잖아라며 기억해줬다. 고작 2년밖에 몸담고 있지 않았는데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어 감사했다”며 웃었다.
경기 전 안태영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타석에서 욕심내지 말고 타이밍을 잡아 (공을) 잘 치자라며 각오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날 안태영은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프로데뷔 첫 1군 경기에서 100% 출루에 안타, 홈런, 타점, 득점 등을 성공한 안태영을 본 넥센 측 응원석은 흥분했고 삼성 측 응원석은 놀란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0-1로 뒤쳐진 3회초 첫 타석에 나선 안태영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해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프로데뷔 첫 안타가 기록된 순간이었다. 안태영은 무조건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근성을 보여주고 싶어 있는 힘껏 전력 질주했다”고 전했다. 후속타자들의 도움으로 3루까지 진루한 안태영은 1사 만루상황에서 장기영의 희생타로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또한 개인 첫 득점을 달성했다.
안태영은 올해로 프로데뷔 9년 차 중견급 신인 선수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에서 삼성에 입단했으나 2년만에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그러나 2012년 고양 원더스에 입단 후 그해 넥센에서 프로선수로서 재탄생했다. 사진=MK스포츠 DB
이날 안태영에게는 행운도 따랐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안태영의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켰다. 당황한 3루수 박석민은 수비 타이밍을 놓쳤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안태영은 1루를 밟았다.
동점 균형을 깬 것도 안태영이었다. 안태영은 1-1 팽팽한 동점이던 7회에 릭 밴덴헐크의 5구째 직구를 밀어 쳐 우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데뷔 첫 홈런과 첫 타점이었다. 8회에는 볼넷을 얻는 등 뛰어난 선구안도 보였다.
첫 홈런에 대해 안태영은 운이 좋았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보다 안태영의 기분을 더 좋게 해준 한 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미지 트레이닝 파트너(?)였던 오승환에게서 안타를 뽑아낸 것이 안태영에게 있어 최고의 수확이었다. 안태영은 선발 투수가 릭 밴덴헐크라는 것을 알고 대비했지만, 예전부터 가장 상대하고 싶었던 투수는 오승환 선배였다"고 털어놨다.
이날 안태영은 소원을 이루는 동시에 값진 경험을 했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10회초 2사 1루에서 안태영은 오승환의 2구째를 밀어 쳐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안태영은 그 순간을 기억하며 "타이밍을 잘 잡은 것도 있지만 운이 따랐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안태영은 주변의 도움과 관심을 많이 받았다. 안태영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적응이 힘들었다. 그러나 팀 동료들이 모두 성격이 좋아서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강병식 (퓨처스리그 타격) 코치님을 비롯한 감독님, 코치님들이 관심 가져 주시고 도와주셔서 성적도 점점 좋아진 것 같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제부터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할 수많은 경기가 안태영을 기다리고 있다. 원정경기 룸메이트 오윤은 안태영에게 강진에서 고생한 너희들(안태영, 문우람, 김지수 등)이 잘해줘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라”고 조언했다.
누구보다 간절했기에 한 타석 한 타석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안태영이다. 안태영은 반짝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 초심으로 돌아가 매 경기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꾸준하게 노력하겠다"며 "한 경기에서 안타 1개, 2개를 치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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