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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정몽규 회장 제안 '거부'
입력 2013-07-26 16:40 

[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이상철 기자] 할 말은 한다.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은 우직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 회 회장에게도 직언을 피하지 않았다.
26일 오후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는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던 A대표팀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월드컵 8회 연속 진출 기념식수 행사를 위해 조광래 전 감독과 최강희 전 감독, 홍명보 현 감독, 그리고 정몽규 회장도 참석했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파주NFC에서 만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파주)=김재현 기자
기념식수 행사를 마치고 파주NFC 내 식당에서 좌담 자리가 마련됐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덕담과 조언을 주고받는 자리였다.
정몽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일 정기전의 재개를 밝히면서 관심을 키우기 위한 방안에 대해 자문했다. 정몽규 회장이 한일 정기전이 열리기 전날 개최하지 않은 나라에서 K리그-J리그 올스타전을 치러 열기를 띄우는 방향이 어떠냐고 물은 것. 외국인선수까지 포함해 한일 축구의 프로축구 및 대표팀 경기를 잇달아 열어 ‘축제로 승화시키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자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하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동석한 최강희 감독도 과거 사례를 들어 고개를 가로 저었다.
K리그-J리그 올스타전은 2008년과 2009년 양국을 오가며 열린 적이 있다. 양국 올스타전의 흥행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2회를 끝으로 종료됐다. 흥행적인 면에서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 점을 정몽규 회장에게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은 자신만의 의견을 가감없이 밝혔다. 이벤트성 경기보다는 젊은 선수들이 국제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유럽처럼 A매치 전날 U-21 대표팀 경기를 마련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직언했다.
홍명보 감독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A매치 전날 U-21 대표팀 경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U-20 월드컵 이후 젊은 선수들의 국제경기 교류가 적어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그렇게 된다면, A매치 외에 국제경기 경험을 쌓을 좋은 방안이 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허정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유럽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한국축구 발전에)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며 동의했다. 정몽규 회장도 홍명보 감독의 직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축구의 모든 걸 관장하는 축구협회이고, 그 조직의 최고위직에 있는 정몽규 회장이다. 즐겁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자리라 해도, 아랫사람 입장에서는 윗사람과 마주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렵고 불편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자리에서 할 말은 다 했던 홍명보 감독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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