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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 ‘미지’의 김진수, 그는 ‘보물’이었다
입력 2013-07-20 20:58  | 수정 2013-07-20 21:37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홍명보호 1기의 ‘신데렐라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는 ‘보물이었다. 21세로 가장 나이가 어린 김진수는 A매치 데뷔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깜짝 발탁에 이은 깜짝 선발 출전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20일 2013 동아시안컵 호주와의 1차전에 김진수를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그리고 김진수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왼발을 잘 쓰고 공격적인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은 김진수지만, A매치 경험이 아예 없는 ‘초짜였다. 2년 전 U-20 월드컵에 참가했다지만, 성인 레벨에서 검증된 자원은 아니었다. 미지의 선수였다. 그런 그를 과감히 선발로 내세웠으니 파격적인 기용이었다.
김진수는 그런 스승을 위한 보답을 확실히 했다. 퍽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그는 상당히 대담했고 저돌적이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공격을 지원했다. 그의 드리블은 시원시원했다. 자신보다 월등히 키가 큰 호주 수비진 사이에서 막힘이 없었다. 뚫고 또 뚫었다.

장기도 참 많았다. 베스트11 가운데 왼발 킥이 정교하다보니, 왼쪽 코너킥 전담키커를 맡았다. A매치에 갓 데뷔한 어린 선수에게 맡길 정도로 형들도 인정할 왼발 킥이었다. 또한, 스로인도 그의 몫이었다. 힘도 좋아 장거리 스로인이라는 새로운 공격 옵션을 보여줬다.
수비수로서 가장 기본인 수비력도 좋았다. 큰 탈 없이 홍정호(제주),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과 함께 깔끔하면서 단단한 수비를 선보였다. 측면에서 빈번하게 뚫리는 장면은 없었다. 유럽파가 모두 빠진 호주의 전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안전성 검사에서 합격이었다. 1달 전과 비교해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물론, 만점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크로스 및 스로인의 정확도는 보다 키울 필요가 있었다. 동료와의 호흡 속에 보다 세밀함도 갖춰야 했다. 왼쪽 미드필더 윤일록과의 호흡은 아주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영표(밴쿠버)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2년 넘게 A대표팀의 왼쪽 수비는 가장 뜨거운 자리였다. 재능 있는 선수가 여럿 나왔지만, 확실히 자리를 꿰찬 이는 없었다. 새로운 후보가 또 한 명 등장했다. 이날 펼친 김진수의 활약상은 기존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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