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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처럼 훈련한 홍명보호, 관건은 ‘홍명보처럼’
입력 2013-07-20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종목에 상관없이 강조되는 지침이다. 비단 스포츠 분야에만 쓰이는 것도 아니다. 매사 마찬가지다. 연습은 진지하게 하되 실전은 마치 연습이라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임했을 때 좋은 결과를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 첫 실전무대에 나서는 홍명보호가 가장 유념할 대목이기도 하다.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이라는 지침이 떠오르는 호주전이다. 호주전의 관전 포인트이자 관건은, 결국은 선수들이 얼마나 홍명보처럼 될 수 있느냐다. 사진= MK스포츠 DB
드디어 출항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데뷔무대가 될 동아시안컵이 20일 개막한다. 현역 시절 한국에서 가장 많은 135회의 엄청난 A매치를 뛰어본 홍명보 감독도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호주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은 알고 보니 내일 경기가 내 A매치 감독 데뷔더라. 하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긴장되지도 않는다. 준비는 다 됐다”는 말로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첫 번째 경기보다는 두 번째 경기, 두 번째 경기보다는 세 번째 경기를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쉽지 않은 마인드 컨트롤이지만 결국 선수들이 가장 배워야할 덕목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파주NFC에서 훈련을 지휘하면서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충고를 전한 바 있다. 국가대표다움 혹은 프로다움에 대한 강조였다. 그는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량을 실제 경기에서 다 보여줄 수 있느냐의 여부다. 우리가 준비하는 것은 국가대항전이다. 평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음에 부를 수 없다”는 단호한 뜻을 전했다.

너무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넘쳐서든, 국가대표라는 중압감에 짓눌려서든 평소의 모습에 미치지 못한다면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홍 감독은 예전에도 그랬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기량차가 큰 선수들이 많다”면서 최대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가 신경 쓰고는 있으나 결국 극복해야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말로 돌직구를 던졌다. 중요한 충고다.
가뜩이나 새로운 국가대표팀 수장과의 첫 대면이기에 선수들의 각오 혹은 긴장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 좋은 눈도장을 받고 싶은 까닭이다. 그래서 더더욱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이라는 문구를 가슴에 새겨야할 선수들이다. 일단 앞에 것은 지켰다. 파주에서 진행된 사흘간의 훈련동안 선수들은 너무도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홍명보 감독이 강조한 국가대표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모두들 실전처럼 땀을 흘렸다.
이제 반대로의 전환만 남았다. 훈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의 실전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현역시절 누구보다 마인드 컨트롤에 강했던 홍명보 감독이다. 침착함과 냉정함은 따라올 자가 없었다. 현재 선수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호주전의 관전 포인트이자 관건은, 결국은 선수들이 얼마나 홍명보처럼 될 수 있느냐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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