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임호균의 핀포인트]류현진, 후반기에 이것만은 반드시…
입력 2013-07-15 15:25  | 수정 2013-07-15 15:28

류현진(LA다저스)이 지난 1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18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의 성적은 루키로서 기대 이상의 맹활약이었으며 한국야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팀이 지구 최하위까지 내려앉았던 상황을 감안한다면 류현진의 성공적인 빅리그 데뷔는 비단 개인의 영광을 넘어 팀과 한국야구를 위한 그 이상의 결과를 얻어냈다고 할 수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임에도 전반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라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잘한 점이 있다면 보완해야 할 점도 있는 법. 올스타전 이후 하반기부터는 4선발로 활약하게 될 류현진에게 바라는 점들을 확인해 보자.
전반기 동안 류현진이 거둔 성적은 ‘대단하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메이저리그는 각 부분에서 최고의 타자들이 즐비한데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이뤄지기는 만큼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특유의 구김살 없는 성격으로 팀 구성원들과 격의 없는 관계로 발전했으며, 마운드에 올라서는 강력한 직구와 제구력이 동반된 변화구 그리고 노련한 완급조절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해 나갔다.
언어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의 장벽이 있었음에도 미국식 야구패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단기간에 깨우쳤다 볼 수 있다. 이것이 커쇼에 이어 사실상의 2선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루키라고는 믿을 수 없는 안정적인 위기관리 능력으로 나타났고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확고한 선발의 입지를 구축한 원동력이 됐다고도 볼 수 있다.
류현진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에는 그의 빠른 적응력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사진=MK스포츠 DB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이닝에서의 불안함이다. 류현진은 1이닝에서 가장 많은 위기와 실점을 기록했다. 전반기에 허용한 10개의 홈런 중 4개가 1이닝에 몰려있다는 점 역시 류현진의 경기초반 약점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구질의 다양화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 주 무기인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배합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구질로 인정받고 있지만 커브와 슬라이더의 경우 매팅리 감독까지 거론할 만큼 제구력의 보완이 필요한 요소로 분석된다. 이 두 개의 구질은 변화가 밋밋하거나 제구가 흔들릴 경우 곧바로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공이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시차에 대한 적응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미국 동부와 서부의 시차는 3시간이다. 큰 시차는 아니지만 체력적이나 컨디션 조절 면에서는 부담이 되는 어중간한 시차임에는 분명하다. 원정경기에서의 성적이 홈경기에서보다 좋지 않았던 것도 애매한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요소들은 현재까지 류현진이 보여준 모습에 비추어본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요소라 생각된다. 1이닝 불안과 같은 부분은 7년간의 국내리그 경험과 전반기의 빅리그 경험이 더해진다면 확고한 자신감으로 이겨 낼 것이라 예상되며, 커브 및 슬라이더의 제구력 또한 하체를 기본으로 상체의 유연성을 십분 활용하는 류현진의 투구폼을 감안할 경우 별다른 무리 없이 보완이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 시차 적응에 대한 우려 역시 하반기 들어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흐른다면 충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만한 요소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후반기에도 류현진의 호투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기본적으로 류현진은 투수가 가져야할 최대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1이닝의 위기를 자주 겪었음에도 이후 본연의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는 강심장이 그렇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병살플레이로 더블아웃을 시키는 위기관리 능력이 그렇다. 극한 상황 속에서의 심리적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투수인 것이다.
전반기 18게임 동안 거둔 빛나는 성과와 함께 아쉬운 면과 보완해야 할 점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현재와 같은 적응력을 유지해 간다면 후반기에도 충분히 아니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전 LG·삼성 투수코치]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