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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거인군단`이 무색한 타격부진
입력 2013-07-14 08:37  | 수정 2013-07-14 09:10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거인군단이라 불린다.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공격력 때문에 생긴 병명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예년과 다르다. 답답한 타선과 스스로 무너지는 타격으로 부실한 면모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37승2무32패(승률 0.536)로 4위에 머물러 있다. LG와 가장 많은 완봉(6번)을 달성한 롯데 마운드의 팀 평균자책점 3.79(2위). 선발(3.96 2위)과 구원(3.19 2위) 투수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이다.
롯데는 지난 4월 12일 잠실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취점을 올렸으나 동점을 허용해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5시간 6분에 걸친 이날 경기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한 롯데는 3-3 무승부로 경기를 종료했다. 사진=MK스포츠 DB
반면, 타선이 침체기에 빠져 마운드와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는 외야수 손아섭(0.328) 한 명이다. 팀 타율 6위(0.263), 득점권 타율 7위(0.260), OPS(출루율 0.354, 장타율 0.358) 7위(0.712) 홈런 7위(29개)로 모두 하위권이다. 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타선의 지원이 부족해 11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선두타자와 중심타선의 부진이 결과론적으로 보여 지고 있다. 9개 구단 중 1번 타자의 타율이 최하위(0.255)이며 중심타선 역시 하위권(0.277 6위)에 머물러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하고 있다. 그나마 하위타선(0.254 4위)에서 안타를 때려내고 있지만 팀 승리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붙박이 타자들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톱타자로 나섰던 김주찬(KIA)과 오랜 시간 롯데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 홍성흔(두산)까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팀을 떠났다. 상대팀이 선발 라인업을 봤을 때 느끼는 위압감이 줄어든 셈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김주찬은 롯데의 발야구를 이끌었다. 지난해 118경기 출장, 5홈런 32도루(3위) 39타점 62득점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한 김주찬은 빠른 발과 장타력을 갖춘 호타준족으로 인정받았다.
가장 시급한 4번 타자의 부재는 이대호의 이적이었다. 8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와 3년 연속 3자릿수 타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존재감 자체가 타선에 무게감을 실었다. 2010-2011시즌 연속 타율 1위, 안타 1위를 기록한 이대호는 홈런과 타점에서도 1,2위를 다툰 국민 거포였다.
"거인군단" 롯데가 답답한 타선과 스스로 무너지는 타격으로 부실한 면모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올 시즌에 앞서 롯데는 공백을 메꾸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했다. 지난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발굴한 김문호를 시즌 초반 1번 타자로 낙점했다. 김문호는 40경기 출장 8도루 19득점 타율 2할6푼3리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6일 넥센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부터 4번 타자로 지목됐던 김대우는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결국 퓨처스리그(2군)행 통보를 받았다. 59경기 출장 4홈런 23타점 2할3푼5리를 기록.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 출전해 타율 1할8푼4리로 복귀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이에 따른 방책으로 전준우가 선두타자와 4번 타자를 오갔으나 그의 활약은 오래 지속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1번 타자는 황재균이다. 6월까지 64경기 동안 타율 2할7푼9리를 기록했던 황재균은 7월에 타율 2할2푼6리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6경기 동안 안타 1개씩을 꾸준히 기록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문제는 4번 타자다. 최근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강민호는 64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5홈런 39타점 타율 2할4푼9리를 기록 중이다. 체력소모가 많은 포수이기에 무더운 여름 날씨와 4번의 부담감을 동시에 견디기에는 불안하다.
당장 퓨처스리그에서 불러올릴 선수도 마땅하지 않다. 현재 1군에 등록된 선수들의 활용만이 해답인 것이 롯데로선 답답한 실정이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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