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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공격 본능’ 감춘 윤요섭 향한 ‘불문율’
입력 2013-07-14 07:04  | 수정 2013-07-14 07:07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여기까지만 해주세요.”
지난 13일 문학 LG-SK전. 김기태 LG 감독이 주전 포수 현재윤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는 윤요섭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다가 갑자기 ‘스톱을 선언했다. 공격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김 감독은 왜 공격형 포수인 윤요섭의 공격과 관련한 질문을 거부했을까.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포수 윤요섭의 타격이 아쉬워도 말 못할 사연이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윤요섭은 최근 주전 포수 자리를 맡고 있다. 현재윤이 갑작스런 손등 골절상을 당하면서 윤요섭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 감독과 장광호 배터리코치는 윤요섭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 잘해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요섭은 코칭스태프의 기대만큼 LG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 윤요섭이 올 시즌 달라진 것은 바로 수비다. 포수 경험이 많지 않던 윤요섭은 스프링캠프부터 수비 훈련에 집중해 놀랄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현재윤 부상 이후 지난 10일부터 선발로 출장한 세 차례 NC, SK전서 단 4실점만 허용하는 안정적인 리드로 팀의 4연승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수비는 올 시즌 계속 잘해주고 있다. 연습을 열심히 워낙 많이 하는 선수다. 송구 능력도 좋아졌다. 수비에 있어서는 정말 고맙다”고 칭찬했다. 장 코치도 윤요섭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 코치는 윤요섭이 나온 경기에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낮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수비는 정말 좋아졌다”며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과 수를 읽는 능력이 좋아지면서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요섭에게 아쉬운 2%는 돌아오지 않는 타격감이다. 지난 시즌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했던 윤요섭은 올 시즌 타율 1할5푼1리에 머물러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지만, ‘공격형 포수라는 타이틀에는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윤요섭에게 타격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했다. 타자 출신인 김 감독이기 때문에 타자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 김 감독은 지금 수비를 잘하고 있지 않나?”라며 웃은 뒤 배팅과 과련된 언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담을 더 갖게 된다. 윤요섭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관 타격코치도 윤요섭에게 타격에 대한 부담감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 윤요섭은 부담은 없다. 김무관 코치님이 타격에 대한 압박을 전혀 하지 않으시고 가르쳐주시고 있기 때문에 곧 맞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말을 못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김 감독은 공격형 포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격에도 신경은 써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내비쳤고, 장 코치도 수비는 확실히 좋아졌는데 방망이가 좀…”이라며 하마터면 불문율을 입밖으로 내뱉을 뻔했다.
윤요섭은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다. 이날 마지막 네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려 4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SK 선발 조조 레이예스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2루타성 타구를 때려낸 것이 좌익수 박재상의 호수비에 잡히는 등 운이 없었다.
윤요섭의 타격이 확실히 돌아오기 전까지 김 감독의 배팅 관련 불문율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LG 트윈스 포수 윤요섭이 부상으로 빠진 현재윤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우며 공격 본능까지 깨어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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