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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눈으로 키운 ‘안익수의 제자들’, 성남을 바꾸다
입력 2013-07-13 21:22 

[매경닷컴 MK스포츠(성남) 임성일 기자] 안익수 감독의 스타일이 ‘안익수의 아이들과 함께 성남에 뿌리내리고 있다. 범의 눈으로 키운 선수들과 함께 성남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성남이 13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비기기는 했으나 성남에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경기였다.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면서 포항이 쉽게 경기를 잡는 분위기였으나 성남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 2골을 모두 따라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실상 뒤집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흐름이었다.
안익수의 제자들과 함께 성남이 어느 정도 궤도에 진입한 느낌이다. 성남의 시즌은 지금부터라는 인상이 강하다. 사진= 스포츠공감 제공
4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다가 지난 라운드에서 서울에게 0-3으로 완패했고, 사흘 전 포항과의 FA컵 16강에서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석패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성남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번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추스르기가 쉽지 않을 수 있었다.
때문에 전반 초반부터 포항을 강하게 몰아붙였던 성남이다. FA컵에서의 아쉬운 패배를 설욕하겠다던 성남 선수들의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제파로프를 중심으로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 기세 속에서 골이라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외려 전반 36분 노병준, 전반 44분 배천석에게 연속 골을 얻어맞았으니 반전이 쉽지 않을 그림이었다. 하지만 안익수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과 함께 후반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한윤과 김인성을 투입했다. 김한윤은 안익수 감독의 애제자 중의 애제자이고 러시아무대에서 뛰고 있던 김인성을 부른 것도 안익수 감독이었다. 안익수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김한윤이 중앙에 배치되면서 미드필더 플레이가 강한 포항의 흐름이 적잖이 반감됐다. 노련하고 적절하게 맥을 끊어내던 김한윤은 확실히 노련했다. 김인성의 스피드는 활기를 불어 넣었다. 경기 후 포항의 황선홍 감독이 김인성 등 성남의 빠른 선수들에게 역습을 허용한 것이 문제였다”는 뜻을 전했을 정도로 좋은 몸놀림을 전했다.
이런 반전과 함께 성남은 후반 9분 김동섭이, 후반 18분 이종원이 릴레이포를 터뜨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어 놓았다. 포인트를 올린 이들 모두 안익수가 범의 눈으로 발탁, 성장시킨 제자들이다.
광주에서 영입한 김동섭은 안익수의 손을 타면서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김동섭의 골을 도왔던 이승렬은 과거 FC서울 시절부터 안익수 감독과 연을 맺은 선수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던 제자다. 추가골은 따끈따끈한 ‘안익수의 제자가 사고를 쳤다. 부산을 이끌던 시절 키워낸 이종원은 안익수 감독의 요청으로 이틀전 트레이드 영입된 선수다. 성남 홈팬들과의 첫 대면에서 사고를 친 셈이다.
현재 성남의 스쿼드를 보면 안익수의 아이들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나이도 있고 키워낸 방식들이 다르니 아이들보단 제자들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화룡점정의 느낌으로 영입한 제파로프를 축으로 공격 허리 수비 모두 안익수 감독이 매서운 눈으로 찍어내 맹수의 조련법으로 성장시킨 이들이 수두룩하다. 초반의 부진함 속에서도 계획대로 가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던 안익수식 스타일이 이제 성남에 뿌리내리는 느낌이다. 성남이 달라졌다. 성남의 시즌은 지금부터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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