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현장의 재구성] 가수 비, 웃을 수 없었던 전역날
입력 2013-07-13 12:34 

가수 비가 지난 10일 오전 8시 용산구 국방부 서문 입구를 나서 전날 밤부터 모인 수백 명의 팬들과 취재진 앞에서 21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신고했다.
간밤 잠을 못 이룬 듯 수척해진 얼굴로 가수 비는 거수경례를 하며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를 전하고 잠시 머뭇 거렸지만 곧 소속사 관계자의 인도로 미리 준비된 차량을 타고 자리를 떠났다. 중간 중간 두차례에 걸쳐 차량을 내린 비는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고 이내 현장을 떠났다. 연예병사 부실 복무 논란 등 각종 현안이 집중된 현장이었지만 비는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았다.
오랜 군 생활을 마감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의미있는 시간이어야 마땅했지만 이날 비의 전역 신고식은 그야말로 '불편한' 자리였다. 또 전역을 불과 보름 가량 남겨둔 지난 달 말에는 일부 연예병사의 안마시술소 출입 사실이 적발되면서 연예병사 복무 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비는 군 간부의 격려 차원의 음주 외에 특별한 문제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최선임 사병으로서 관리 책임까지 피할 순 없었기에 말년휴가도 반납하고 조사에 임하는 등 전역일까지 힘겨운 시간을 보내왔다.
불과 3분여 만에 도망치듯 현장을 떠난 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취재진은 허탈함을 버릴 수 없었지만 연예병사 논란 관련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그가 입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이유 또한 짐작 가능한 바다. 다만 예상보다 훨씬 짧게 진행된 만큼 그의 전역식은 그 누구의 그것보다도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비는 2011년 10월 육군 현역으로 입소, 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하다 이듬해 초 홍보지원대원으로 보직 변경돼 연예병사로 복무했다. 올해 초 배우 김태희와 열애 사실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연예병사 특혜 논란에 휩싸였으며 부실 복장 등으로 지적을 받고 근신 기간을 보내기도 했다. <<글=박세연/구성 강영국>>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영국 기자 sumur@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