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 시사데이트] 아시아나 블랙박스 공개…전문가 견해 들어보니
입력 2013-07-08 17:06  | 수정 2013-07-08 17:07

'아시아나 블랙박스'

아시아나 블랙박스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30년 동안 비행기 조종 경력이 있는 권재상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 그리고 박정선 한국항공대 기계학과 교수 모시고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오늘 오전에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부분이 정상적인 프로세스 입니까? 아니면 조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나요?

권-정상적인 프로세스에 속합니다. 이례적인 것은 전혀 아니라고 봐도 됩니다.

▶ 사고가 나서 중간에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의례적으로 하는 것이다?

권-블랙박스가 온전한 상태로 발견이 되었고 주말도 지났고 정상적인 순서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 오늘 발표 내용을 보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충돌 1.5초 전에 재상승을 시도했다는 거예요. 어떤 경우에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까?

권-당연합니다. 항공기가 착륙하기 위해서 약 3도 각도로 쭉 내려와서 착륙 예정 지점에 내려가기 위해서 기체를 차차 들면서 속도를 줄이는 단계로 착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항공기는 출발해서 지나치게 고도가 많이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내려갈 때 착륙 예정 지점에 정확하게 도달할 수 없는 강하각을 인지하고서 기장이 속도를 증가시키라는 명령과, 항공기 발표문에 조종관이 떨렸다고 하는 것은 곧 항공기가 실속상태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빨리 조치를 취하라는 경고거든요. 그때는 실속이 들어가기 직전이라는 얘깁니다. 조종사는 항공기의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아니까 빨리 올라가야 되겠다는 본능적 반응에 의해 엔진 출력을 증가시키는 조치를 취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하나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조종사 미숙이냐 기체 결함이냐 하는 의문을 낳게 되는 질문점이 여기서 나오게 됩니다. 기수를 들고 동력을 증가시키는 조치는 이 항공기의 경우 자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 애초부터 고도가 평상시보다 낮게 내려왔다고 하는데 그럴 경우 다른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조종사가 고도를 낮춘 건가요? 아니면 단순한 실수에 의해서 낮췄다고 볼 수 있을까요?

박-일단 28L 활주로가 자동 착륙 유도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고시가 되어 있어서 자동착륙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조종사가 시계비행만으로 착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요. 아마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고도에 대한 인지가 조금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샌프란시스코 공항 활주로 끝이 바다 쪽으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조종사가 시계비행으로 활주로 끝을 찾아가는데 바다하고 활주로 끝을 시계상에서 찾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만일 28L이 아니라 28R이었다면, 28R은 자동 착륙유도장치가 작동을 하고 있었다고 하니까 만약 거기에 있었으면 무사히 잘 착륙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권-그 점에 대해 NTSB에서 발표한 것을 자세히 읽어보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키가 하나 나타나더라고요. 방송 들어오기 직전에 그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항공기가 28번 왼쪽 활주로 들어가기 위해서 그 코스로 들어가는 선로 상에서 선회각이 평상시보다 깊었다는 겁니다. 항공기 경사가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빨리 들어오려다 보니까 고도가 떨어지고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는데, 활주로를 어느 쪽에 지정해주느냐에 따라서 경사각 조절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약간 통신 지연이 생겼거나 판단 지연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고요. 경사를 두고 선회를 할 때.. 이 항공기는 일곱 대나 되는 컴퓨터 비행 지원을 받는 우수한 항공기입니다. 그래서 이 항공기는 비행 전 과정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면 경사를 주고 들어 올 때 적절한 코스로 들어가는 속도와 고도를 지킬 수 있도록 동력을 자동적으로 조정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스위치를 임의로 끌 수 있지만 비행 규정상 그것을 함부로 꺼선 안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종사가 훈련목적으로 껐는지 아니면 기계고장으로 작동이 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활주로가 바다 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부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순간적인 기상변화에 의해서 엔진이 자동 동작을 충분히 할 수 없는 순간적인 충격이 있었는지, 이런 것들이 조사해야 하는 부분들로 남습니다.

▶ 오늘 CNN에서 아시아나 비행기가 충돌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일반 시민이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 상당히 멉니다. 저 그림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권-제가 저것을 보고 방송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스치듯이 거의 수평비행 자세로 기수를 살짝 든 자세로 들어오는 장면을 접했습니다. 저 장면을 찍은 사람은 가까운 바닷가를 산책하고 있던 민간인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핸드폰으로 찍었다고 하는데 그 장면에 의하면 이 항공기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들어갈 수 있는 지정된 위치마다 고도와 속도를 지켜야 하는데 그것이 처음부터 어긋나 상당히 고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속도를 회복하기 위해 기수를 들면서 올라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가속도도 되지 않고 상승도 되지 않고 상승을 시도하는 단계에서 방파제에 부딪히는 장면이 나옵니다.

▶ 저 비행기에는 자동 착륙유도장치가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선 유도장치가 꺼졌기 때문에 육안을 통해서 착륙하는 지점을 정해야 한다, 그런데 그 앞부분에서 잘못되었다는 거죠? 그 지점이 잘못됐다는 거죠?

권-활주로에 내려갈 수 있는 유도장치와 조종사의 조종 자급을 도와주기 위한 엔진 조정이라든가 조종관에 대한 힘을 들어주는 장치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활주로의 엔진 보조 장치가 아웃된 것은 이 조종사가 이미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정보를 알고 갔기 때문에 저 단계에서는 그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을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 착륙하는 순간 꼬리가 부딪히면서 저렇게 사고가 크게 난 건데 그 순간에 어떤 돌풍이 불었을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박-지금 발표를 봐선 시계라든지 특별한 기상 이변은 없었다는 식으로 얘기가 나오는데요. 만약 돌풍이 앞쪽으로 불었다면 기체가 들리는 현상이 벌어지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그것도 사고의 하나의 원인이니 될 수도 있고요. 그것도 조사해봐야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실속상태를 보니까 137노트로 비행해서 180노트로 속도를 증가시키라는 관제탑의 지시가 있었다고 했거든요. 180노트로 증가시키는 가운데 속도를 증가시키고 뒤꼬리 날개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방파제 끝에 부딪히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속도도 느렸고 고도도 낮았다는 건데 이것을 조종사가 수동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당연히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박-지금 이 상태로는 조종사가 활주로 높이를 세팅했는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해면과 활주로의 높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착륙을 위해 진입하는 과정에서 고도에 대한 약간의 착오가 있지 않았나, 그런 판단을 하게 됩니다.

▶ 비행기가 충돌 직전인 1.5초 전에 착륙을 포기했다고 발표를 했어요. 그렇다면 착륙을 포기한 것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겁니까?

권-착륙 포기라는 말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내용을 보면 고 어라운드(go around)라고 표현했습니다.

▶ 두 가지 인 것 같아요. 기체 결함이었냐 아니면 조종 미숙이었냐.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권-이것이 오늘 토론해야 되는 가장 핵심 내용인 것 같은데 어떤 한쪽으로 밀어 부칠 수 없는 상황일 겁니다. 항공기가 적절치 못한 각도로 활주로에 접근하다가 일어난 사고인데 그런 사고를 막기 위한 기술적인 배려가 이미 설계에 반영되어 있는 항공기입니다. 그래서 이 항공기가 그런 상황에 들어가더라도 스스로가 그것을 회복하려는 도움을 조종사에게 주려고 설계된 항공기인데 그 장치가 고장이 났는지 아니면 조종사가 그것을 끄고서 훈련을 하기 위해 그런 비행을 했는지, 또는 기상적인 요인이 항공기에 자동 출력조정장치를 동작시키는데 순간적인 오작동을 일으키게 만들었는지를 찾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지금 이 상태에선 기체 결함이다, 아니면 조종사의 미숙이라고 단적으로 말씀드리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 박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박-일단 어제까지만 해도 조종자가 관제탑에 응급차 충돌 이전에 요청을 했다, 어제까지는 그게 정설이었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원인으로 기체결함이라는 것이 거의 확실했었는데 응급차 요청이 착륙 이후라고 한다면.. 그리고 미국 측에서 들어오는 많은 정보들이 기체 결함의 원인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들어오고. 어제 윤영두 사장께서도 기체결함이 전혀 없었다, 엔진결함도 없었다, 조종사의 실수도 없었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정황상으로 미뤄보면 공항에 착륙 유도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종사가 고도인지라든지 착륙 각도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껴서 발생하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저 정도 사고가 났다면 조종사가 어느 정도 능력이 있었다는 건가요?

박-어느 정도 기체 결함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텐데요. 기체라든지 엔진이라든지 이런 결함이 있는 상태에서 두 명 정도의 사상으로 끝났다고 하면 상당히 훌륭하게 사고에 대처했다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28L이 28R보다 짧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많은 부담을 안고 조종사가 착륙을 했으리라 봅니다. 일단 자동 착륙 유도 장치도 작동하지 않고 활주로도 옆에 있는 활주로보다 짧고, 그런 가운데 빨리 활주로 끝에 비행기를 갖다 대는 노력을 하다보니까 부딪히는 현상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그런 판단을 하기도 합니다.

▶ 기장과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이 있는데요.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렇게 긴박하거나 응급한 상황은 아닌 것처럼 차분한데요. 원래 저렇게 통신합니까?

권-아주 차분한 통신이네요. 그런데 저 문장을 받아 적은 데서도 나타나지만 확인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죠. 끊어지는 부분이 있죠. 그것이 확인되어야 의사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겠네요. 아까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어제까지는 분명히 착륙 전에 비상조치를 취해달라고 얘기 했다고 하는데 어제 밤부터 그 이야기가 뒤집어 지기 시작했고요. 어제 윤 사장께서도 그렇고 오늘 나온 정보를 보면 공중에서는 비상 착륙에 대한 기내 안내 방송도 못했고 타워에 정식적인 요청도 못했다는 것들이 다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저 내용만 가지고.. 시간도 체크를 해봐야 하고 몇 분 몇 초에 어디에서 저런 방송이 오갔는지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만약 크래쉬 랜딩이후에 저런 통신을 했다면 기장이 저렇게 차분할 순 없을 겁니다. 크래쉬 랜딩 이전에 저런 통신을 했다면 내용이 저렇게 단순할리 없습니다. 비상사태를 알리는 다른 조치를 취하는 보고를 했을 겁니다. 앞 뒤 문장 안에 있어야 합니다.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 시간이 확실하게 나오지 않으니까 여러 가지 의혹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박-저도 교신내용을 많이 들었는데 저 교신 내용이 NTSB의 공식적인 교신내용 발표가 아닌듯해 보이거든요. CNN이 자체적으로 입수한 내용을 가지고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시간을 정확하게 발표를 안 하고 있거든요. 지금 윤영두 사장께서는 착륙 이후에 교신이 있었던 거다, 내용 중에도 보면 중장비, 응급 차량을 보내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크래쉬 랜딩 하는 사진을 보면 만약 착륙 이전에 저런 통신이 있었다면 구급차들이 미리 있었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면 구급차가 와있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저 교신 내용은 착륙 이후에 한 내용이지 않을까, 이렇게 판단을 해봅니다.

권-크래쉬 랜딩하는 장면에서도 보셨겠지만 항공기가 쭉 내려와서 긁히고 옆으로 나와서 들렸다가 내 팽개치듯이 주저앉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조종사가 컨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 조종하는 것이 불가능하단 말씀이신가요?

권-조종뿐만 아니라 저렇게 차분하게 얘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그 상태 같으면 바로 연기가 나고 불이 났기 때문에 통신 장비 자체가 가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또 하나 기자회견에서도 문제가 된 부분인데요. 해당 기장을 맡았던 조종사가 그 기종을 43시간밖에 못했다. 교육중이라는 얘긴데 그 부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까?

권-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윤 사장이 말씀드리는 과정에서 상당한 고충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죠. 왜냐하면 조종석 내 교육방법이나 조종사 직무할당 방법은 일반 사회에서는 비유할 방법이 없는 독특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요약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쉽게 말하자면 평상시에는 기장 임무를 맡는 사람이 왼쪽에 앉고 부기장 임무를 맡는 사람이 오른쪽에 앉습니다. 그런데 저 임무에서는 앞으로 777기종을 조종하는 기장역할을 하기까지 입문교육을 받는 사람이 탔습니다. 그때는 기장의 임무가 교관조종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 조종사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왼쪽에 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독관을 하는 교관이 오른쪽에 앉을 수 있습니다. 저 비행기 자체에서 기본 임무는 이 사람이 수행을 하되 최종 법적 책임은 감독을 하는 교관 조종사가 책임을 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어차피 다른 기종에서는 9천 시간 이상 비행을 했더라도 777기종으로 넘어가서 재교육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처음 그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조종 훈련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 훈련과정에서 45시간정도 비행을 했다면 장거리 노선은 보통 열 몇 시간씩 비행을 하니까 항공기를 4~5번 정도 탑승한 경험이 있다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모든 책임과 조작에 대한 조언은 교관조종사가 맡아서 하기 때문에 그것은 윤 회장께서 설명한대로 이해하시면 옳습니다.

▶ 그런데 비행기를 43시간밖에 운항을 안했다는 것이 미숙할 수밖에 없습니까?

박-항공기를 기종변경하면 그 기종에 대해서 계속 훈련을 쌓아야 되고 따로 면장도 받아야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43시간이라고 하면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그 항공기를 가지고 착륙을 몇 번 했는가를 따져보면 착륙 횟수는 그리 많지 않았을 거라 보고요. 이와 같이 자동 착륙 유도 장치가 없는 가운데서 시계비행으로 착륙 횟수를 따지면 거의 희박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특히나 그 조종사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을 시도한 것이 처음이라고 하니까 그 부분도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권-언제나 처음이란 있는 법이죠. 그러니까 훈련과정에 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그 사태를 조언해주거나 대신 맡아서 조정해 줄 수 있는 교관 급 조종사가 있는 상황에서 훈련을 시작한 단계니까 한 가지 점검하고 넘어갈 것은 저 사람이 비행시간이 적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행시간이 적은 사람이 훈련하는 과정에서 각 요소요소마다 감독관이 적절한 조언과 시범을 보여줬는가 하는 것을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할 겁니다.

▶ 앞서 기자회견에서도 착륙 전에 충분히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윤영두 사장이 얘기했거든요. 그런 훈련들이 충분히 그 전에 이루어지는 겁니까?

권-예를 들어 777항공기 경우 실제 비행기에 탑승하기 이전에 지상에서 약 1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지상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문서만 하더라도 내 키 높이 되는 정도를 확인해야 하고 컴퓨터를 통해서 몸에 충분히 익히고 공중에서 나는 상황과 거의 유사하게 만들어놓은 시뮬레이션 장비를 가지고 수십 시간 내지는 수백 시간 훈련을 한 다음에 실제 항공기에 탑승합니다. 그래도 실수는 있죠.

▶ 이런 항공사고가 났을 경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어느 정도 걸리나요?

박-공식적 발표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요. 아마 대변인 발표라든지 NTSB에서 그때그때 알고 있는 상황을 책임 범위 내에서 조금씩 발표하긴 하지만 NTSB에서 최종적 보고서가 나와 발표하기 까지는 최소한 1년 이상 걸리고요. 그래서 일단 면접 조사, 블랙박스를 통해서 실제 비행조건을 집어넣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시적인 그래픽으로 디스플레이가 되거든요. 그런 모습으로도 디스플레이 해보고. 그리고 잔해를 다 수거해서 맞춰봅니다. 문제가 있는 부위에 대해서 여타 시험들을 거친 다음에 발표를 하게 되거든요. 그것을 거쳐야만 기체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 최종적으로 확실하게 말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과정까지 하면 보통 2년 까지도 걸립니다.

▶ 이번에도 착륙을 하다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데 비행기 사고가 보통 이륙할 때나 착륙할 때, 마의 11분이라고 불리는 시간동안 사고가 많이 난다면서요.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나요?

권-인간이 오늘날 이 정도 까지 공중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기간이 한 남자의 생애동안 일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역사가 길지 않습니다. 잘해야 100년 남짓이라고 보면 됩니다. 즉 21세기 들어와서 일어난 일들이니까요. 이륙은 속도가 없고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하늘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들고요.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비행을 하다가 다시 땅으로 내려올 때 속도와 고도가 제로로 되는 상태까지 바뀌는 과정, 그 과정을 우리는 천이점, 또는 천이과정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에너지 상태가 정적 에너지와 동적에너지가 상호 치환되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나죠. 그래서 이륙하는 단계와 착륙하는 단계가 상당히 위험한 순간입니다.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이라는 책을 보면 재미있게 묘사가 되어 있고 어린왕자라는 책에서도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어려운 공항이고 착륙하는 과정이 어렵고 조종도 미숙했다 하더라도 사고가 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뭔가 다른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은 없겠습니까?

권-주변에서 짐작하는 것과 당사자들이 생각하는 것에 괴리가 있을 수 있는 영역이거든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어려운 지역에 왜 비행장을 만들어놓고 골탕을 먹이느냐. 그래서 우리 제주도도 일본 항공은 안 들어오거든요. 과거 목포에서 아시아 항공기가 사고 났을 적에 산과 바다와 들판이 교차되는 지역이라서 복잡한 문제가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인간이 필요로 하는 공간에 편의를 위한 시설을 만들어놓고서 그것을 적응해나가는 기술과 절차를 발전시켜서 잘 활용해오고 있고, 훈련과 기술개발을 통해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사고가 일어난 것은 갈 수 없는 곳을 억지로 간 것이 아니라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에 충분히 주의하지 않았거나 오만하게 행동을 했거나 기계 기술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을 등한시 했거나 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잘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중근무자들에게 주는 좋은 교훈이 있습니다. 사고는 한 가지 사건만 가지고 일어나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보통 서 너 가지 이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체인처럼 연결된다고 얘기해서 작은 증상이나 증후가 나타나더라도 그것을 잘 처리하면 체인이 끊어져서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교훈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이 전에 있었던 공항에 접근했던 항공기의 기계적인 결함이라든가 공항자체가 처해있는 지리적인 끈이 바람의 방향이라든가 안개라든가 이런 것들이 악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든가 항공기 자체가 기술적으로 잘 보완이 되어 있어도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는 조종사의 숙련도가 문제가 있다든가. 이런 것들을 잘 조절하고 검토해서 좋은 방향을 찾아내야 하는, 발전의 과정에 있는 문제이겠죠.

▶ 알겠습니다. 사고결과가 어떻게 밝혀질지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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