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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이 대수냐, 풍성한 5시간 달리기…‘라이브 데이 2013’
입력 2013-07-08 08:19  | 수정 2013-07-08 17:28

[MBN스타 박정선 기자] 무슨 공연을 다섯 시간이나 해?”
공연장에 들어서는 관객들(특히 스탠딩석)이 타임테이블을 보고 공통적으로 내뱉는 말이었다. 좋은 공연도 좋지만, 길어도 너무 긴 공연시간에 입장도 하기 전부터 무릎이 쑤시고, 발바닥에 불이 붙어버릴 지경이다.
지난 6일에 이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홀에서 진행된 ‘라이브 데이 2013(live THEY 2013)은 마스터플랜 프로덕션과 해피로봇 레코드의 소속가수들이 펼치는 합동공연이다. 이날 공연은 데이브레이크, 솔루션스, 조브라운, 본킴, 랄라스윗, 오지은, 권순관, 이지형, 소란 등 총 9팀이 각자의 콘셉트를 내세워 특색 있는 무대를 연출했다.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
먼저 무대에 오른 팀은 데이브레이크다. 이들은 ‘신 드러머 입단 선포식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드러머 홍준의 공식 입단 선포식을 진행했다. 드러머 입단식은 그저 그럴싸한 명분일 뿐이었다. 단 1분 만에 마무리되고 이들은 히트곡 ‘들었다 놨다 ‘팝콘 ‘좋다 ‘범퍼카 등을 열창하며 그저 즐기기에 바빴다. 특히 보컬 이원석은 이 공연은 마라톤 같은 공연이라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며 다섯 시간 동안 이어질 공연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마이크는 ‘솔루션스의 시대로 넘겨졌다. 요즘 홍대 인디신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밴드답게 건방진 콘셉트를 들고 나왔다. 최근 Mnet ‘밴드의 시대에서 선보였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OST ‘지금 이 순간과 GD&TOP(feat. 박봄)의 ‘오예(Oh Yeah)로 무대를 열었다. 하지만 아직 건방진 콘셉트는 무리인 듯 싶었다. 그러나 이내 자신들의 노래인 ‘토크, 댄스, 파티 포 러브(Talk, Dance, Party for Love)와 ‘아더사이드(Otherside) ‘사운즈 오브 더 유니벌스(Sounds of the Universe)를 더욱 강렬하고 신나게 편곡해 진정한 ‘솔루션스의 시대를 연출했다.

뮤직비디오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조브라운(Jeo Brown)은 ‘유 아 마이 드림(You Are My Dream) ‘무브 잇(Move it) ‘언제까지나 등으로 짧지만 강한 한 방을 던졌으며, 이어 ‘여의도 프린스 본킴은 ‘이어 프린스라는 주제로 관객들을 ‘퓨처샵(FUTURE SHOP)으로 안내했다. ‘퓨처샵은 지난 2일 발매된 본킴의 새 미니앨범이다. 또 각 곡마다 엉큼한 승무원들이 탑승한다”는 그의 기내방송에 맞게 ‘진짜가 나타나에서는 솔루션스 박솔, ‘리-본(RE-BORN)에서는 칵스의 이현송, ‘뜨거워요는 데이브레이크 이원석이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뿌리부터 불이 붙어는 박한솔 선빈, 나루 등이 세션으로 함께했다.
랄라스윗의 무대 역시 ‘해피로봇 종합선물세트라는 콘셉트에 맞게 칵스 이현송의 깜짝 댄스타임이 펼쳐지는가 하면, 박솔과 함께 듀엣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소란의 드럼 편유일, 베이스 서면호, 솔루션스의 기타 나루 등도 세션으로 섰다. 특히 이 무대에서 랄라스윗은 현재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칵스 이수륜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기도 하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어 해피로봇 레코드의 ‘언니 오지은은 ‘해피로봇 명곡집이라는 주제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명곡 일부를 재해석한 공연을 꾸몄다. 오지은은 데이브레이크의 ‘쉘 위 댄스로 장원과 불륜 커플을, 이지형의 ‘비틀즈 크림 스프로 철없는 30대 커플을, 노리플라이의 ‘뒤돌아 보다로 권순관과 고시생 커플을, 자신의 노래 ‘서울살이는으로 정유종과 자취방 커플을, 그리고 ‘고작으로는 랄라스윗의 박별과 함께 여자 친구들끼리의 수다를 표현한 재미있는 연출을 자랑했다.
‘록페스티벌에서 살아남기라는 콘셉트를 준비한 권순관은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에 올랐다. 작정하고 나왔다. 록페에서 나를 초청해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반항”이라던 그는 평소라면 공연의 마지막쯤에나 나올 법한 ‘시야와 ‘킵 고잉(Keep Going)을 먼저 선보였다. 또한 오아시스의 ‘돈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와 ‘투나잇(Tonight) ‘별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로 특유의 감성을 뽐냈다.
가장 눈길을 끈 아티스트는 이지형이다. 밴드 멤버들이 각각 어우동, 선비, 저승사자, 사또 등의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해 보는 이들의 배꼽을 빼놓더니 재치 있는 멘트로 또 한 번 웃음보를 자극했다. 한국의 얼을 찾아서”라면서 우스꽝스러운 퍼포먼스에 모던록 노래까지 더해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셋리스트 또한 ‘뜨거운 안녕부터 ‘나이스 플라이(Nice flight) ‘산책 ‘청춘마끼아또 ‘봄의 기적 등으로 풍성하게 준비됐다.
이지형이 후끈 달궈놓은 무대를 이어받은 팀은 소란이다. 보컬 고영배는 이지형의 뒷 무대라 부담이 되어서 춤을 더 과하게 추더라”며 부담을 토로하면서도 자신의 노래에 새로운 춤을 넣어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소란은 ‘준비된 어깨 ‘살 빼지 마요 ‘가을목이 ‘연애의 재구성 ‘프린스 등을 부르며 고영배 특유의 너스레와 우스꽝스러운 안무가 더해져 이지형의 무대 못지않은 환호를 이끌어냈다. 정말 부담감이 컸는지 몸짓과 멘트가 전보다 한층 과해져 관객들의 배꼽을 간질인 것이다.
또한 ‘조르디라는 밴드를 결성해 ‘난 알아요 ‘그대에게를 선보인 이원석, 이지형, 김선일, 박솔, 조브라운, 세션에 장원, 요셉, 선빈, 유종, 나루의 무대가 펼쳐진 이후, 전 출연진이 함께하는 마지막 무대까지, 그야말로 숨 돌릴 틈도 없었던 공연이 마무리됐다.
무려 5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진행된 공연에 관객들은 다리를 주물럭거리며 공연장을 나섰지만, 너나 할 것 없이 풍성했던 공연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온갖 장르의 음악들과 재미있는 요소들이 배치되었던 이날 공연은 인디신의 ‘종합선물세트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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