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집트 군부개입…쿠데타인가? 시민혁명인가?
입력 2013-07-04 20:00  | 수정 2013-07-04 22:19
【 앵커멘트 】
아프리카와 중동을 이어주는 길목에 위치한 이집트.

대통령까지 쫓겨나는 등 정국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 사태는 2년 6개월 전 시작됐습니다.

2011년 1월,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니지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자, 그 영향을 받은 이집트 국민이 정권에 대한 불만을 드러냅니다.

30년 독재 정권인 무바라크 대통령의 폭정이 컸기 때문입니다.

결국, 2011년 2월 11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축출되고, 1년 넘게 군 최고위원회의가 과도 정부를 이끌게 됩니다.

이후 선거가 이뤄지고 2012년 6월 30일 무르시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무바라크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무슬림 형제단과 세속주의 세력은 무르시 정부의 핵심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집권 세력이 둘로 갈라서고, 결국 세속주의 세력이 다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이슬람 세력의 무르시 대통령을 쫓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이집트군이 개입하고 쿠데타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최중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엘 시시 / 이집트 국방장관
- "일시적으로 헌법 효력을 정지시켰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까지 헌법재판소장이 임시 대통령을 맡습니다."

엘 시시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한 이집트 군부가 최고 통치권자인 무르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국방부에 연금했습니다.

무르시 대통령은 체포 전 자신은 "선출된 대통령"이라며 군의 발표는 "명백한 군사 쿠데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군부가 축출한 사실을 두고 쿠데타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군부는 "국민의 뜻에 따른 조치"임을 강조하며 '과도군사정부' 대신 '민간 과도정부' 카드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세력은 군부개입은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공격이라며 저항의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모함메드 /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 "법치와 헌법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 사태는 군사 쿠데타고, 군이 다시 정치에 개입하도록 할 겁니다."

많은 국민이 지지하지만, 법적으로는 애매한 이 같은 상황에 국제사회도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입니다.

특히, 미 오바마 대통령은 긴급성명에서 쿠데타라는 표현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무르시 대통령을 질책하는 듯한 애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오바마 / 미국 대통령
- "민주주의는 선거로 선출되는 것 뿐만 아니라 반대파와 협력하는 그 과정도 중요합니다. "

지금까지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무르시 대통령 축출.

군부 개입에 의한 쿠데타인지, 아니면 2011년 아랍의 봄에 이은 제2시민혁명인지 논란은 남아 있습니다.

MBN뉴스 최중락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