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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월드컵] 조직력 빛난 ‘팀’ 한국, ‘실력’으로 8강 진출
입력 2013-07-04 06:07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이 콜롬비아를 꺾고 U-20 월드컵 8강에 올랐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거머쥔 8강 진출 티켓이다. 우승후보를 상대로 잘 싸웠다. 운이 좋아 이긴 건 아니었다. 실력으로 16강 관문을 돌파했다. 이번 대회 가장 빼어난 경기력을 펼치며 우승후보를 괴롭혔고 콧대를 눌렀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한국이다. 그러나 3일 16강 콜롬비아전에서는 180도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6일 만의 경기라, 체력적으로 충분히 휴식을 취한 태극전사들은 투지가 넘쳤다.
한국은 U-20 월드컵 16강에서 콜롬비아를 이겼다. 승부차기 승리였지만, 운이 좋은 게 아닌 온전히 실력으로 8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이른 시간에 선제 실점을 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공격에 비해 수비는 불안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미드필드의 강한 압박과 집중력 있는 수비로 콜롬비아의 공격을 차단했다. 11명의 선수들도 조직적으로 잘 움직였다.
콜롬비아의 퀸테로와 코르도바는 예상대로 위협적인 존재였다. 개인기가 뛰어났고 슈팅도 날카로웠다. 하지만 3선을 좁히면서 촘촘히 박힌 한국 수비를 뚫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은 한 명이 뚫리면 다른 선수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퀸테로를 방어했다. 위험 지역에서 잦은 실수도 없었다. 선수 개개인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수비가 안정되니 공격도 술술 풀렸다. 전반 1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송주훈이 멋진 왼발 터닝 슈팅으로 선제 득점을 뽑아냈다. 한국은 이후 김현, 권창훈을 활용한 효율적인 역습으로 콜롬비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전반 33분과 후반 7분 김현의 감각적인 슈팅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높은 볼 점유율을 자랑한 콜롬비아지만, 경기를 장악한 건 한국이다. 한국의 뜻대로 90분이 흘러갔다. 콜롬비아는 후반 들어 더욱 거세게 공세를 퍼부었지만 한국의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급함에 콜롬비아 공격의 마무리는 정교하지 않았다.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자칫 집중력을 잃고서 흔들릴 법도 한데, 한국은 하나의 ‘팀으로 더욱 단단해졌다. 체력이 소진돼 제대로 뛰기도 어려웠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연장 30분 동안 큰 위기 없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고, 끝내 콜롬비아를 이겼다.
후반 막판 콜롬비아의 파상공세에 고전했지만 전반적으로 준수했다. 한국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이번 대회 들어 가장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발휘했다. 승부차기 승리이긴 했으나 8강에 진출한 ‘실력과 ‘자격을 보여줬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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