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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비극’ 정상헌, 선수시절부터 잠적 일삼더니…
입력 2013-07-03 18:04  | 수정 2013-07-03 19:43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잠잠하던 농구계에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한 때 농구 천재로 불렸던 전직 프로농구선수의 처참한 몰락에 농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경기도 화성동부경찰서는 3일 전직 프로농구선수 정상헌(32)을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모씨(32)의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상헌은 지난달 26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주거지에서 처형을 목 졸라 살해한 뒤 9㎞ 정도 떨어진 오산시 가장동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있다.
3일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된 전직 프로농구선수 정상헌. 사진=KBL 제공
농구계가 큰 충격을 받은 이유는 정상헌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진 알려지지 않은 농구 천재였기 때문이다. 많은 농구계 관계자들은 은퇴 이후 농구와 담을 쌓은 정상헌에 대한 진한 향수가 남아 있었다. 흔한 술자리에서도 정상헌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재능이 풍부했던 선수다.
정상헌은 농구 명문 경복고 시절 라이벌 휘문고의 슈터였던 방성윤(31, 은퇴)과 함께 쌍벽을 이룬 유망주 가드였다. 192cm의 장신 가드였던 정상헌은 탁월한 기량으로 한국 농구를 이끌 명가드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정상헌은 코트 밖에서 방탕한 행동을 반복하며 적응을 하지 못했다. 고려대 진학 후 선수단을 이탈하는 일이 잦았고, 결국 4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퇴했다. 이후 농구계를 떠나 잠적했던 정상헌은 2005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해 1라운드 8순위로 당시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정상헌은 수시로 팀을 이탈하는 등 돌출 행동으로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농구계는 여전히 그에게 손을 뻗쳤다. 타고난 재능과 잠재력에 대한 미련이 그를 코트로 다시 부른 것. 2006년 울산 모비스는 정상헌을 영입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까지 무사히 마치며 자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군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정상헌은 음주와 팀 이탈 등 불성실한 태도로 번번이 팀 훈련에 임하지 않았고, 구단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잠적했다. 결국 정상헌은 2009년 은퇴 처리됐다.
이후 정상헌은 농구계를 완전히 떠났다. 수 차례 손을 뻗었던 농구계도 반복된 뒷통수에 더 이상 농구 천재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고 포기했다.
유난히 뒷말이 많았던 정상헌의 비참한 추락은 이미 예고된 비극이었는지도 모른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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