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 고성국 이혜경의 뉴스공감] 국회 통과 '대화록 공개'…불참자 이유는?
입력 2013-07-03 14:49  | 수정 2013-07-03 14:50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열람 요청안이 과반을 넘는 의석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만 반대표와 기권표도 있었습니다. 표결에 불참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연결해서 입장과 그 이유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하태경입니다.

▶ 기권을 하신 거군요?

-표결 자체에 불참했습니다.


▶ 일부러 불참하신 거예요?

-그렇죠. 상정 자체를 반대했고요. 이것을 국회가 다룬 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 소극적인 기권이 아니라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신 거네요?

-의총 때도 제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요. 국회가 이런 일을 다뤄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됐습니다.

▶ 왜 그런 입장이신지 이유를 한 번 더 설명해주세요.

-이것은 제가 볼 때 국회가 다룰 일이 아니라 정부가 다뤄야 됩니다. 핵심은 그거 아니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반국가적인 행위를 한 것이냐, NLL포기를 약속한 거냐. 이 문제가 지금 포기나 아니냐를 누가 최종적으로 유권해석을 해줄 것이냐 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문제 답변이 1번인지 2번인지 애매할 때 이것을 다수결로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시험 문제 출제 기관이 유권해석을 해주어야 하는 문제 아닙니까. 정부 간에 오고갔던 외교문서입니다. 이 문서를 계승할 건지 아니면 파기할 건지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할 일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입장을 정하면 그 입장에 대해서 국회가 뭐라고 반응을 보일 순 있겠죠. 그런데 지금 정부가 자기 책임을 방기하고 상황이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 온 국민한테 국어실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념논쟁도 아니고 이 뜻이 무슨 뜻입니까? 국민들이 한 번 논쟁해 보십시오.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정부가 빨리 입장을 정해서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을 끝내라는 얘기를 해야 하는데 지금 국회가 뭐하고 있습니까? 전 국민에게 난장판인 논쟁을 부추기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겁니다.

▶ 안건 상정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반대하시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 어찌됐든 이제 국회에서는 열람을 할 것이고 일반에까지 공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후폭풍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만약에 그게 다 공개가 되어서 모든 논쟁이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고 하면 저도 표결에 참석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외교문서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외교라는 것이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 립 서비스를 할 수도 있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결과가 중요한 것이지. 지금 결과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이 어떤 의미로 이야기 한 것이냐. 그런데 그 이야기를 했던 두 사람이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문서만을 가지고는. 거기에다 기본적으로 여야가 포기다 아니다를 가지고 자기 입장으로 여기까지 온 거 아닙니까. 치킨 게임입니다. 한쪽이 무너지면 완전히 완패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논쟁이 격화되면 격화되지 줄어들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 소모적인 갈등만 오히려 국회가 양산하고 있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자꾸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겁니다.

▶ 하 의원님이 그렇게 보시면 공개되는 걸로 논란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진짜 새롭게 시작될 수도 있겠네요?

-기본적으로 국정원에서 공개한 내용과 지금 국가기록원에서 공개하는 것과 차이점은 부가 문서들을 공개한다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청와대에서 회의했던 것이나. 청와대에서 회의를 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무슨 얘기를 했느냐가 핵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 판단에는 국정원에서 공개한 것을 뒤집는다든가 아니면 국정원에서 NLL을 포기했다는 것을 확증할만한, 논란을 잠재울만한 문서가 나오겠느냐.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 하 의원님이 페이스북에 이렇게 글을 올리신 것을 제가 봤는데요. ‘만약 국정원 직원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이 나라는 개판이 될 것이다 이게 무슨 뜻이에요?

-단적으로 그거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미국 CIA 도청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스노든 이라는 친구가 다 공개한 거 아닙니까. 사실 CIA가 도청하는 것이 명예스러운 일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비윤리적인 일이고. 그런데 CIA는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정원이 정부기관이라면 남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많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국정원 직원이 자기의 명예를 위해서 ‘내가 평생 명예스러운 일을 못하고 살았다, 내 명예를 위해서 다 공개 하겠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전 세계로부터 항의가 들어오고. 단적으로 그걸 이야기 하는 거죠.

▶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모터대로 했어야 했는데, 이런 뜻이군요?

-그렇죠. 사실 국정원장님 인격적으로 훌륭하신 분인 것 같고 군인으로서 명예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자존심이나 명예, 국정원이 공격받는 것에 대해서 못 참으신 것 같은데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계속 군인으로 사셨어야죠. 왜 국정원장을 하십니까.

▶ 국정원 문서를 공개한 남재준 원장이 잘못된 것이다?

-절대적으로 잘못한 거라고 봅니다.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 국정원을 개혁해야 된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계신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만.

-그 부분은 댓글 사건인데요. 저는 댓글사건이 큰 사건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야당 쪽에선 정치개입이라고 보는데 국정원은 정치개입을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종북에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종북을 너무 광범위하게 잡아서 국내 정치적인 문제까지도 종북 범주에 포함시키다 보니까 정치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나. 그래서 제가 말한 국정원 개혁은 종북 대응이 필요하지만 그 범위를 너무 넓혀선 안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 반대하는 것도 종북이고 4대강을 반대하는 것도 종북이고, 이렇게 대응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개혁이 필요한 거다, 그래서 맥락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일각에서는 이재오 의원 같은 분도 그렇고 아예 국내파트를 없애자고, 국정원 개혁 차원에서 제안하던데 그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간첩을 잡는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간첩들이 만나는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게 외국인인가요, 내국인인가요? 국내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국내파트를 없애면 예를 들어 간첩을 만나고 있으면 그 사람을 사찰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것은 국정원 비밀활동에 포함이 되어야죠. 그런데 이것을 다 없애버리자고 하는 것은..

▶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해야 되겠죠.

-어쨌든 국정원의 정당한 활동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안보를 지키고. 따라서 요즘같이 안보가 국외, 국내 엄격히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정치 공세가 있다고 해서 국내 정치 파트를 없애버리자? 물론 국내 정치적 순수한 목적에 개입을 하면 안 되죠.

▶ 지금 하태경 의원님 말씀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 국내 파트는 계속 존속하되 정치 개입의 의혹이나 문제가 있는 부분들은 엄격하게 관리해야 된다, 이런 차원의 말씀이시군요?

-정확합니다. 맞습니다.

▶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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