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어정쩡한' 남북 관계, '피 눈물 흘리는' 개성공단
입력 2013-07-03 13:15  | 수정 2013-07-03 17:07
'국정원 선거개입이다, 아니다' 'NLL 대화록 공개하자, 말자' 등으로 국내가 시끄러운 동안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입니다.

지난 4월3일 개성공단 통행이 처음 차단되고 지금까지 석달동안 개성공단은 침묵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사태 일지를 잠깐 볼까요?

아침 저녁으로 짐과 사람을 실어나르던 차량으로 북적였던 통일대교에는 거미줄이 쳐진 바리케이트만이 무거운 적막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점점 희망의 끈을 놓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남북경협보험금 지급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보험금이 지급되면 기업들은 공단 내 시설을 넘겨야 합니다.


또 기계 전자부품 업체들은 개성공단 내 설비를 국내외로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상 개성공단 기업을 폐쇄하겠다는 뜻입니다.

2003년 첫 삽을 뜬 지 10년 만에 개성공단은 존폐 기로에 섰습니다.

그럼 여기서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정기섭 부회장 전화로 연결해 현재 상황 들어봅니다.

<정기섭 부회장 전화연결>

정 부회장의 말처럼 현재 개성공단 기업들은 어쩌면 마지막 희망도 버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남은 기업들은 그래도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남북 당국간 대화가 열려 개성공단에 다시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사람 소리가 들리는 날이 오기를 말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희망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한중 정상회담 직후 브루나이에서 열렸던 아세안 연례 외교장관 회의 역시 이렇다 할 진전 없이 끝났습니다.

우리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 외무장관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했고, 북한은 특유의 궤변으로 핵무장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남북 당국자들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윤병세 / 외교장관
- "대부분의 장관이 북한 비핵화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대해서 강조했고,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포함한 국제의무 준수를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최명남 / 북한 국제기구국 부국장
- "(미국은) 세계최초로 핵무기를 만든 나라고,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사용한 나라죠. 세계최대의 핵보유국이죠. 이런 나라가 핵무기를 가지고 우리한테 달려드는데…."

북한은 이번에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됐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을 겁니다.

급한 마음에 김계관 외부성 제1부상을 을 러시아에 보내고,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을 중국으로 보내 틈새를 파고 들려 하고 있지만, 뜻대로 잘 될 것 같지가 않습니다.

이제 철저히 고립된 북한은 어떻게 나올까요?

대화의 문을 두드릴까요? 핵을 포기할까요?

아니면 다시 몽니를 부리 듯 군사위협을 가할까요?

남북간의 '어정쩡한 불균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개성공단 기업들의 눈물을 계속 흐를 수 밖에 없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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