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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삼박자’ 야구…탄탄한 ‘낙엽길’ 만든다
입력 2013-07-01 14:28  | 수정 2013-07-01 14:34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야구는 투수와 수비 놀음이다. 방망이는 믿을 게 못된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 비포장 도로였던 LG 트윈스의 가을야구로 향한 길이 탄탄하게 포장되고 있다. 선발과 불펜, 수비의 ‘삼박자가 완벽하게 안착했다.
LG가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6월 한 달은 말 그대로 ‘LG 잔치상이었다. 6월에만 16승(5패)을 수확했다. 시즌 66경기서 38승28패를 기록하며 선두 삼성 라이온즈(38승2무23패)와 승수가 같은 2.5경기차 3위다. 올스타전까지 5할 승률 언저리를 목표로 했던 김기태 LG 감독도 승패 +10(승률 0.576)을 작성하자 반색하고 있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지난달 30일 잠실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LG는 올해 신바람 야구로 불린다. 방망이 탓이 크다. 팀 타율 0.280으로 두산 베어스(0.283)에 이어 전체 2위를 기록하며 매서운 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터지는 타선의 집중력이 신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홈런은 31개((7위)로 적었지만,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안타(614개)가 흥을 돋았다. 게다가 쉬어갈 틈이 없는 타선과 변화무쌍한 타순이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달라진 LG를 평가하는 잣대는 따로 있다. 투타 밸런스의 완성을 만든 마운드와 수비의 완성도다.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이다.

LG는 선발과 불펜의 조화가 완벽에 가깝다. 유일한 골칫거리였던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지난달 30일 SK전에서 화려한 에이스 귀환을 알리는 화룡점정을 찍으면서 마지막 선발 퍼즐을 맞췄다.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3.48로 전체 1위다. 2위 삼성(3.76)과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레다메스 리즈(5승)와 주키치(4승)의 원투펀치가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고, 5월부터 합류한 류제국(3승)이 승리를 부른다. 우려했던 우규민(6승)-신정락(3승)의 국내 선발진은 외국인투수 부럽지 않다.
불펜은 철옹성이다. 이상열, 류택현, 이동현, 정현욱,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는 9개 구단 가운데 최강이다. 특히 가장 많은 이닝수를 소화한 계투 이동현은 38이닝 평균자책점 1.89(4승1세이브13홀드)를 기록하고 있고, 마무리 봉중근은 평균자책점 0.91을 유지하며 5승17세이브를 올렸다. 유원상과 정찬헌 등 불펜 지원군이 1군행을 준비하고 있어 든든하다.
LG의 마운드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내‧외야의 안정적인 수비 덕도 크다. 5월말 이후 10연속 위닝시리즈를 작성하는 동안 실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환상적인 호수비로 마운드에 든든한 힘이 됐다.
주전포수 현재윤의 부상 복귀로 센터라인의 중심이 잡혔고, 2루수 손주인의 합류와 유격수 오지환의 일취월장, 김용의와 문선재의 1루수 경쟁 시너지 효과가 맞물리면서 내야가 튼실해졌다. 또 외야 수비도 베테랑들의 안정감에 정의윤이 더해져 넓은 잠실구장마저 좁아보이게 만들었다. 투수들이 수비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지면서 자신의 공을 마음대로 뿌릴 수 있게 된 밑거름이다.
LG는 올해 상위권 팀들의 필수 조건인 안정적인 투수와 수비를 장착했다. 가을야구를 향한 탄탄한 낙엽길이다. 신바람 방망이는 보너스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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