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6자회담 복귀 배경은?
입력 2006-10-31 21:47  | 수정 2006-10-31 21:47
그러면 취재기자와 함께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된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김형오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1) 김 기자...먼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먼저 두 가지 가능성을 짚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북한과 미국간의 입장차이가 좁혀졌을 가능성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 복귀의 전제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맞서 미국은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6자회담 자리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다루자는 것입니다.

북미 모두 일종의 자존심과 명분 모두를 지키고 싶어했기 때문에 좀처럼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오늘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미 3개국의 비공식 회동에서는 이런 양측간의 입장차이가 중국의 중재로 어느 정도 조율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합의한 포괄적 접근 방안이 북미 모두를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오늘 3자회동에서 금융제재 문제가 어느 정도 돌파구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이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습니다.

앵커) 두번째 가능성은 어떤 겁니까?

국제사회의 압박에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포기했을 가능성입니다.

먼저 지난해 말 미국이 북한의 해외 자산에 대해 송금과 거래를 금지하는 금융제재 조치를 내린데 이어 얼마전 일본도 일본내 북한 자금을 동결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라는 초강경수로 맞섰지만 이어 계속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북한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일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대북제재는 북한의 동맹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이 참여하고 있고, 또 한국도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북한으로서는 사실상 경제붕괴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습니다.

여기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 PSI 훈련이 시작되면서 군사적 압박이 가해진 것도 북한을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3) 그럼 여기서 6자회담 일지를 간략히 정리해 주시죠..

90년 1차 북핵 위기에 이러 2차 북핵 위기는 지난 2002년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불거졌습니다.

북한이 켈리 특사에게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그것입니다.

이어 남북한,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6개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8월27일 베이징에서 1차 6자회담을 개최하게 됩니다.

2004년 6월 3차 회담이 열린 뒤 2005년 2월 북한이 핵무기 보유선언을 하게 돼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됩니다.

우여곡절끝에 2005년 9월 19일 2단계 4차 회담이 열렸고 여기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과 현존 핵계획을 포기하고, 이에 대해 주변국들은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이른바 9.19 공동성명을 발표하게 됩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미국이 북한의 달러 위조와 마약 밀매 혐의를 주장하며 대북 금융제재를 취함에 따라 6자회담이 중단됩니다.

이후 올해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10월9일 핵실험을 실시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 안보리는 10월15일 대북제재를 결의하면서 사태는 최고의 위기국면으로 치닫게 됐습니다.

앵커 4)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일단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6자회담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북핵 문제가 대화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만큼 유엔의 대북제재는 잠시 유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반도 위기감도 그만큼 줄어들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렵습니다.

그동안 5차까지 열린 6자회담이 별다른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에 6자회담이 다시 열린다 해도 어떤 의견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만나 합의한 '포괄적 접근방안'이 어떤 식으로든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고 주변국들이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것이죠.

어느 정도까지 의견접근이 이뤄질지 모르지만 일단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회담은 50%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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