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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에이스 맞대결, 리즈 울고 김광현 웃었다
입력 2013-06-28 21:13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이만수 SK 감독은 28일 잠실 LG전에 앞서 에이스 맞대결이라 경기가 빡빡하겠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지난 22일 문학 롯데전 김광현의 피칭을 보고 리즈가 잘 던지지만, 김광현이 올해 최고의 투구, 전성기 피칭을 했다. 오늘도 기대한다”고 김광현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SK 와이번스 선발 투수 김광현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경기는 예상대로 흘렀다. LG 선발 레다메스 리즈와 SK 선발 김광현의 에이스 맞대결은 불꽃이 튀었다. 두 투수 모두 호투를 펼쳤지만, 먼저 웃은 것은 김광현이었다. 6회까지 SK가 2-1로 앞서며 김광현이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두 에이스는 나란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광현은 5⅔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물오른 LG 타선을 잠재웠다. 5회까지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인 김광현은 최대 위기에 몰린 6회에도 박정배의 도움을 얻어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3승(5패)을 바라보게 됐다. 투구수는 106개.
반면 리즈는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7패(5승) 위기에 놓였다.

리즈의 출발은 좋았다. 1회초 공 7개로 삼자범퇴 처리. 하지만 2회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투아웃을 잘 잡아놓고 연거푸 아쉬운 실점을 했다. 2회 2사 후 박진만에 안타를 내준 뒤 김강민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3회도 마찬가지. 박재상과 정상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리즈는 정근우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 조동화에게 1루 베이스를 스치는 적시 3루타를 얻어맞고 2실점했다.
4회 맞은 최대 위기는 스스로 넘겼다. 선두타자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첫 선두타자 출루. 이재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박진만과 김강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리즈의 위기 관리 능력은 좋았다. 박재상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끈 뒤 정상호를 3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리즈는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5회 2사 후 최정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까다로운 4번타자 박정권을 초구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막아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리즈는 이재원과 김강민을 삼진으로 솎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처리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LG 트윈스 선발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6이닝 2실점 호투에도 타선의 침묵으로 울상을 지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리즈가 실점과 위기를 반복하는 동안 김광현은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LG를 요리했다. 1회 투구수 27개를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5회까지 단 3피안타 1볼넷으로 틀어막았다. 위기는 6회에 찾아왔다. 제구력이 갑자기 흔들리며 선두타자 오지환과 정성훈을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1사 1, 2루 위기.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고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 박용택을 상대로 7구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1개를 올렸다. 하지만 4번타자 정의윤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얻어맞고 첫 실점을 했다. 1-2로 추격점을 내준 순간이었다.
김광현은 LG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 이병규(9번)를 공 2개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워 위기를 다시 넘겼다. 주자를 남긴 2사 1, 2루서 박정배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선발 역할을 충분히 소화한 피칭이었다. 박정배는 견제 실책으로 한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대타 이병규(7번)를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김광현을 활짝 웃게 했다.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졌던 김광현은 두 경기 연속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하며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리즈를 상대로 거둔 역투였기 때문에 기쁨도 두 배, 자신감도 두 배로 치솟을 수 있는 경기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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