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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규칙 위반에도 심판은 어물쩍 모르쇠?
입력 2013-06-23 21:10  | 수정 2013-06-24 16:10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올 시즌 심판 판정 문제로 시끄러운 프로야구가 또 한 번 심판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SK 와이번스는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8-5로 이기고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4-5로 뒤진 7회 박정권의 동점 솔로포와 8회 정상호의 역전 스리런이 폭발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프로야구 심판 자질론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이 지난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심판(해당 경기와 상관 없음)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이날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는 어설픈 심판원의 경기 운영 미숙으로 오점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개정된 야구규칙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어이없는 규칙 위반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제대로 바로 잡지 않은 것이다.
SK는 4-3으로 앞선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상현이 타석에 있을 때 이만수 SK 감독이 이광근 수석코치와 함께 더그아웃에서 나와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잠시 후 이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갔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롯데의 투수 교체가 문제였다. 롯데는 구원투수 김수완이 6회말 선두타자 김상현을 상대로 타격이 종료될 때까지 투구를 하지 않았다. 김수완은 공 2개를 던져 2볼 상황서 정대현과 교체됐다. 바뀐 야구규칙에 따르면 명백한 위반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3월18일 규칙위원회에서 야구규칙과 대회요강 관련 사항을 심의한 결과 야구규칙 3.05 선발투수 및 구원투수의 의무와 대회요강 제15조 2항 타순표의 교환 및 발표를 개정했다.
개정된 내용은 이렇다. 등판 중인 투수가 새로운 이닝의 투구를 위해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적어도 첫 타자의 타격이 종료될 때까지 투구를 해야 한다”는 것. 단, 대타가 나오거나 투수가 부상으로 투구가 어려울 경우 교체가 가능하다”라고 명시했다.
또한 투수가 주자로 루상에 있거나 타자로 타석에 등장한 직후 이닝이 종료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준비구를 던지려 할 때, 마운드를 밟기 전 까지는 투수 교체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하지만 이 사실을 심판진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 게다가 이 감독이 항의를 한 이후에도 바로 잡지 못하는 미숙한 경기 운영을 저질렀다.
이 감독은 윤상원 주심에게 투수 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며 항의했고, 윤 주심은 제 실수를 인정한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SK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항의를 하고 심판이 인정했기 때문에 이만수 감독도 바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윤 주심은 경기 후 이날 배정된 심판 5명과 회의를 위해 급하게 심판실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SK 구단 관계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주심은 "최근 오심으로 모든 집중을 하다보니 개정된 규칙에 대해 놓쳤다. 이와 관련해 바로 회의를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규칙을 정확하게 숙지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하지만 이 문제로 회피를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프로야구는 잇따른 오심 관련 파정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이날 심판진은 실수를 하고 바로 잡지도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이만수 감독은 경기 후 선발 백인식은 5선발로서 충분히 잘해줬고, 포수 정상호는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해줬다. 박정권도 4번타자로서 역할을 잘해줬다.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며 경기 내용 외에는 야구규칙 위반과 관련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규칙 위반과 관련 멘트는 없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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