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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문선재 끝내기에 격하게 반응한 이유
입력 2013-06-14 22:55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마무리 봉중근이 아이처럼 기뻐하며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 나왔다. 9회말 문선재의 끝내기 2루타가 터진 직후였다.
LG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1, 2루서 문선재의 극적인 끝내기 2루타로 4-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LG는 이날 승리로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8연속 위닝시리즈의 발판을 마련했다.
9회초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선 승부는 9회말 2아웃 이후 갈렸다. 2사 후 이병규(9번)와 이진영의 연속 중전안타로 1, 2루 마지막 찬스를 잡은 LG는 이대형을 이병규 대신 대주자로 투입하며 기회를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올 시즌 상종가를 올리고 있는 문선재. 문선재는 넥센 이보근의 초구를 노려 좌중간 담장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2루타로 경기를 끝냈다.
그 순간 누구보다 기뻐한 선수가 있었다.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었다. 봉중근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나가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단순히 팀의 극적인 승리 때문이 아니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은 봉중근에게 올 시즌 최악의 경기로 기록될 뻔한 순간이었다. 봉중근은 3-2로 앞선 8회초 1사 1, 3루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이택근을 상대했다.
하지만 봉중근은 이택근에게 뼈아픈 3-3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봉중근은 21경기서 3승 14세이브 평균자책점 0.42를 기록하며 단 한 차례도 블론세이브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이어왔다.
봉중근은 실점 이후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더그아웃에서 한 점을 내준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9회초 2사 1, 2루 위기서 박동원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동점을 지켜냈다.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날이었지만, 팀의 패배만은 막아내고 싶은 승부사 본능이었다. 그리고 9회말 문선재의 극적인 끝내기 2루타가 폭발한 것. 봉중근은 첫 블론세이브를 한 경기서 승리투수가 된 날이었다. 문선재가 누구보다 예뻐 보일 수밖에 없던 순간. 격한 반응이 이해가 갔다.
봉중근은 며칠 쉬었기 때문에 빨리 마운드에 나가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며 한 점을 내줘서 아쉬웠지만, 9회만 막으면 우리 타자들 꼭 점수를 내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야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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