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유방암 환자, 두 번 울린 ‘진행성 유방암’의 늪
입력 2013-06-14 18:10 
50대 후반의 주부 최자명(가명)씨. 최 씨는 최근 진행성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8년 전 유방암이 재발했던 것. 한쪽 가슴 전체를 절제하고 항암치료까지 받은 최 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최 씨는 절망과 소외감을 느끼며 우울증에 빠졌다. 혼자 소외됐다는 기분으로 치료에 대한 의지마저 잃게 된 것.
이처럼 모든 여성에게 싸늘한 공포로 다가오는 유방암은 한 번 걸리면 가슴을 상실할 수도 있어 큰 절망감을 주는 암으로 꼽힌다.
◆폭탄처럼 터지는 유방암의 공포
최근 14년 사이에 유방암 환자 수가 4배가량 급증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0년에는 1만 6천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에 걸리는 연령대를 살펴보면 40대(37.1%), 50대(29.1%), 60대(14.0%), 30대(12.7%), 70대(5%) 순으로 밝혀져 국내 40대 이하 젊은 여성층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폐경 이후 50대와 60대의 환자도 증가세를 보이며 유방암의 ‘안전세대를 찾아볼 수 없다.
유방암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전적, 환경적, 영양적, 호르몬적 인 요인 등 복합적인 인자가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인 원인으로는 최근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졸리의 특정 유전자 변이에 따른 유전성 유방암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고령 출산 등으로 에스트로겐 노출이 길어질 경우 유방암의 고위험인자로 구별된다. 또한 비만, 운동 부족, 음주와 흡연도 유방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경 후에 오는 비만은 유방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평소 정기적인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30대부터는 매달 자가 검진을 하고 40대부터는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의 치료는 수술을 기본으로 한다. 이는 조기에 발견하면 유방 전체가 아닌 부분 절제술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유방절제와 복원수술을 함께 진행하고 유방의 피부를 최대한 살리는 등 미용 효과를 포함한 최신 기술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술 후에는 치료 결과를 높이기 위한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항호르몬치료 등 보조 요법들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외된 외톨이, 진행성 유방암이란?
최근 유방암이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검진율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전이되거나 ‘재발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암이 전이되거나 재발되는 진행성 유방암은 두 분류로 나뉜다. 평균 생존기간이 5년 이내인 국소 진행성 유방암은 림프절이나 유방 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환자 기대 수명이 약 1년 반~3년인 전이성 유방암은 뼈와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이다.
조기검진이 자리 잡은 선진국에서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전체 5%가 되지 않는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약 3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15~2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행성 유방암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그 중에서도 에스트로겐 또는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수용체가 있는(HR+) 진행성 유방암은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유형이다. 이는 환자 수만 전 세계적으로 22만 명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실시한다. 호르몬 치료는 에스트로겐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해 암세포의 진행을 막는 방식이다. 효과는 좋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탓에 재발 위험이 높다.
흔히 항암치료로 불리는 항암화학요법도 암이 전이된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항암제는 재발한 암 세포를 죽이는 등 효과가 뛰어나지만 심적 고통과 전신에 미치는 신체적 부작용이 발생한다.
최근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표적 항암치료제가 등장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의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암세포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특정 경로인 mTOR경로를 목표로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이다. 기존의 호르몬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폐경 후의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르몬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종양이 더는 커지지 않은 상태로 환자들의 생존 기간(무진행 생존 기간)이 2배 이상 연장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경헬스 편집부 [mkhealth@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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