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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랜드, 이닝이터 재확인 ‘희망 조짐’
입력 2013-06-14 07:16  | 수정 2013-06-14 08:52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가 이닝이터로의 가능성을 선보이며 한화 마운드 희망의 조짐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브랜드는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7피안타(1홈런) 5탈삼진 1볼넷 3실점 역투를 펼쳤다. 비록 타선이 14안타 3볼넷에도 1득점에 그치면서, 이브랜드는 시즌 6패(1승)째를 안았다. 하지만 이브랜드의 투구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완연한 회복세다. 시즌 성적은 아직 1승6패 평균자책점 5.75로 좋지 않지만 6월 2경기서 15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8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데뷔 이후 최고의 역투를 펼쳤던 지난 5월 26일이 반전의 시작이다. 4경기서 30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7이닝을 넘는 훌륭한 이닝 소화능력이다.
세부 내용도 나쁘지 않다.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뜻하는 퀄리티스타트는 5회,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도 4회다. 최고구속 145km 내외를 오가는 포심패스트볼의 구위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하지만 투심패스트볼의 구위가 살아나면서 슬라이더, 슬러브, 체인지업, 커브등의 다양한 변화구도 함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시즌 초 고전했던 스트라이크 존과 한국 타자들의 스타일에 대한 적응을 어느정도 마치면서 코너 안팎을 두루 활용하는 투구를 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완급조절의 묘도 살아났다. 이브랜드는 선발 경기서 평균 96.8개의 공을 던지고 있다. 이는 부진할 당시 조기 강판의 영향이 어느정도는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경기서는 110개 내외의 공을 던지고 있는 상태. 많은 투구수는 향후 장기 레이스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타자들을 삼진이나 범타로 유도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유인구를 많이 가져가면서 연속 안타 허용을 최대한 막고 있다. 그리고 이브랜드의 선택은 시즌 초와 달리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편이다.
지난 5월 26일 8이닝 무실점 경기를 기점으로 삼진은 늘고 실점과 볼넷, 피안타 허용은 점점 줄어들면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한 때 퇴출설마저 떠오르면서 초조해했던 선수 본인이 자신감을 찾은 영향이 크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는 시즌 초 아무래도 적응 문제가 있었다. 선구안이 좋고 커트능력이 좋은 한국 타자들의 스타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리고 본인의 스타일을 고집하다가 어려움을 겪으니 심리적인 충격이 컸다. 본인 스스로 지꾸 실점을 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진데다 조기에 강판되다 보니 서운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며 시즌 초 이브랜드의 부진을 설명했다.
지난 5월 15일 넥센전이 반등의 기점이 됐다는 것이 한화 코칭스태프들의 판단이다. 김 코치는 그간 부진하고 흔들리기에 초반에 많이 내렸는데 15일 넥센전에서는 6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8실점을 하는 동안 본인 스스로에게 마운드를 오랫동안 책임지게 했다. 그 경기 이후로 이브랜드가 달라졌다”며 많은 부분을 수용하려하고 심리적으로도 방향을 찾은 것 같다. 자세가 달라졌다. 더 겸손하게 한국야구에 적응하려고 한다. 그런 점들이 최근 호투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브랜드의 심리적 안정을 선전의 이유로 꼽았다.
한화 관계자 역시 이브랜드가 아무래도 시즌 초부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스스로도 경기 초부터 실점을 하다보니 많이 실망하고 의기소침해졌던 것 같다. 최근에는 확연히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다. 변화구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제구력을 조금 더 세밀하게 가다듬으면 더 나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달라진 이브랜드의 모습을 설명하며 희망을 언급했다.
현재 한화는 에이스 데니 바티스타 외에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불펜진에 사실상 마무리 투수 송창식 외에는 믿을만한 투수가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 이브랜드가 원래 맡았어야 했던 역할이었다.
아직은 보여줘야 할 것은 많다. 꾸준함과 강력함이 바로 최우선 숙제. 하지만 지금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책임감, 이닝 소화능력만으로도 새 희망의 조짐은 분명하다.
이브랜드가 한화 마운드의 새로운 빛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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